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케이팝(Kpop) 팬들과 10대들에게 농락당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전날 트럼프 대통령 대선 캠프가 야심 차게 준비했던 오클라호마주 털사 BOK센터에서 열린 유세 입장 티켓은 온라인을 통해 판매됐는데, 케이팝 팬들과 10대들이 집단으로 선점에 나선 뒤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
MSN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갈 생각 없이 유세장 티켓을 대량 구매한 케이팝 팬들과 10대들에게 놀아났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캠프는 100만명이 참가신청을 했다고 자랑했는데 이게 대부분 허수로 밝혀진 셈이다. 18살이라고 밝힌 에린 호프만은 뉴요커와 인터뷰에서 온라인을 통해 2장의 티켓을 샀고 부모 이름으로도 2장씩 샀다고 밝혔다. 일부는 소재지를 털사로 속여 티켓을 구매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에서 활동하는 케이팝 팬들과 틱톡을 사용하는 10대를 중심으로 이런 구매 과정이 공유됐고 집단으로 매점에 나선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유세 참석자는 6200명이 채 안 됐으며 관중석의 3분의 2는 텅 빈 상태로 유세가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 직후 캠프 매니저인 브레드 파스케일에게 불같이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파스케일은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가 유세장 입구를 막은 탓”이라고 변명했지만, 외신들은 “유세장 바깥에 있던 시위대는 100여명에 불과했고 트럼프 지지자들의 진입을 막았음을 보여주는 증거는 없어 보인다”고 일축했다.
온라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를 방해한 이들은 최근 인종차별 반대 시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실패 등을 통해 미국 정부에 불만을 품고 이같은 행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민주당 하원의원은 “케이팝 팬들의 영리한 훼방에 감사를 전한다”며 “이들은 정의를 위해 싸운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