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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사다리 차단’ 비판 큰데… 정부는 “땜질식 예외없다”

입력 : 2020-06-21 20:23:59 수정 : 2020-06-21 21:3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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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 제한 골자 ‘6·17 부동산대책’ 후폭풍 / “대출 받아 전세살며 신도시 당첨 / 입주도 분양권 팔수도 없게돼” / 국토부 홈피 항의글·조회수 홍수 / 靑 “더 강력한 대책 나올수도” / 김상조 “필요 땐 보완책 마련”

6·17부동산 대책의 후폭풍이 거세다. 집값 안정을 위한 규제가 불가피하지만 서민의 ‘주거 사다리 걷어차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국토교통부 홈페이지에 관련 항의성 글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이미 발표한 예외 원칙 외에 추가 예외는 없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지 않으면 보다 강력한 대책을 내놓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왼쪽),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과 함께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청원에 정부 홈페이지에 항의성 글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은 실거주 외 갭투자 같은 투자수요 차단, 법인을 통한 투기와 재건축시장 규제 등이 핵심이다. 특히 갭투자를 막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대출을 받아 거주용이 아니라 투자용으로 쓰는 것을 막기 위해 강도 높게 묶었다.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 초과 아파트를 사면 전세대출을 바로 갚아야 하고, 서울 등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6개월 이내에 전입하도록 했다.

 

21일 국토부 홈페이지 보도자료 코너에 올려진 6·17 대책 발표 자료에는 다른 자료와 달리 이례적으로 댓글이 달려 140여건에 이른다. 대부분 전세대출 규제 강화와 수도권 전역으로 규제지역을 확대한 것에 대한 항의성 문의다. 보도자료 조회수도 12만여건으로 ‘역대급’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세대출을 받아 전셋집에 사는 무주택자가 전세를 끼고 집을 사놓으려는데 전세대출을 빼줘야 해 집 구매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인천의 40대 가장이 올린 ‘저는 부동산 투기꾼입니다’라는 글은 사흘만에 1만6000여명의 공감을 얻었다. 이 청원인은 인천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1억7000만원짜리 아파트에 살면서 집을 넓히기 위해 검단신도시 분양당첨을 받았으나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입주할 수도, 분양권을 팔 수도 없는 처지에 놓였다고 하소연했다.

 

정부는 본인 돈이나 정상적인 대출 외 다른 방법으로 주택 자금을 마련하는 게 모두 갭투자인 만큼 규제대상이라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참고자료를 내 “서민·중산층 거주 지역인 서울 노원·도봉·강북·금천·구로·관악구의 24개 아파트 단지의 올해 1∼5월 거래를 봤을 때 무주택자의 보증금 승계비율이 4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재건축 추진 단지가 모인 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 “추가 대책도 내놓을 수 있다”

 

금융위원회도 이날 “이미 발표된 예외 원칙 외에 전세대출 추가 예외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위는 약 한달 이내에 사례별 구체적 적용방식을 발표할 방침이다. 청와대는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지 않으면 더 강력한 대책을 계속해서 내놓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전세대출 예외 규정은 6·17 대책에 이미 발표된 대로이며, 이를 토대로 보증기관과 은행이 실제 사례에 적용하기 위한 구체화 작업에 돌입한다”면서 “다만 정부가 예측하지 못한 실수요자의 피해가 발견되면 추가 예외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집값을 잡기 위해 더 강력한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취임 1년을 맞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재인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6·17 대책도 모든 정책수단을 소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대책으로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이 어려워졌다는 지적과 관련, 김 실장은 “가장 중요한 원칙은 실수요자 보호로 무주택자나 1주택자의 경우 규제로 인한 불편함이 최소화하도록 보완 대책을 갖췄다"면서 “어려움이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대출규제나 공급 면에서 현실성을 검토해 필요하다면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송은아·박현준·박세준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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