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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의 미학’ 유희관, 100승 고지 오를까

입력 : 2020-06-03 20:22:17 수정 : 2020-06-03 21: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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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완투수 7번째 대기록 도전 / 최고 구속 시속 130㎞ 초반 불과 / 2019년까지 7년 연속 두 자리 승수 / 개막 후 3승1패… 꾸준함 선보여 / 통산 90승… FA 앞두고 관심집중

두산 좌완투수 유희관(34·사진)에게는 독특한 수식어가 붙는다. 바로 ‘느림의 미학’이다. 유희관의 속구 최고구속이 프로야구 투수라고는 믿기 힘든 시속 130㎞대 초반에 불과하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속구의 평균구속은 시속 128.1㎞일 정도다. 최근 미국 ESPN에 중계된 경기에서는 시속 80㎞대의 슬로커브를 구사해 현지 중계진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유희관은 2013년 첫 선발투수로 낙점받아 13승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챙기는 꾸준함을 선보였다. 느린 공이라는 약점에도 칼날 제구와 타자와의 수 싸움을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다. 굳이 삼진을 욕심을 내지 않으면서 맞춰 잡는 스타일의 투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리고 이런 성실함은 2020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늦게 시즌이 시작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유희관은 5경기 선발 등판해 3승1패 평균자책점 3.86이라는 호성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유희관은 특히 지난 2일 수원 KT전에서 6이닝 4실점하면서 팀 승리를 이끌고 개인 통산 90승 고지를 밟았다. 이는 KBO리그 역대 37번째이자 좌완투수로는 9번째 기록이다. 무엇보다 유희관이 2009년 데뷔해서 90승을 따내는 동안 그보다 많은 승수를 거둔 투수는 양현종(102승)이 유일할 정도다.

이제 관심은 유희관이 올해 개인 통산 100승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인가에 쏠린다. 100승에 도달하면 좌완투수로는 차우찬(LG)에 이어 통산 7번째 대기록 달성자가 된다. 다만 100승 고지를 점령하려면 시즌 13승을 거둬야 한다. 하지만 유희관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거둔 승리는 각각 11승-10승-11승에 그쳤다. 2015년 18승, 2016년 15승 이후부터 어렵게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둬왔던 것도 사실이기에 만만치 않은 목표다.

그래도 유희관을 자극할 요소들은 많다.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는 점이다. 데뷔 12년 만이자 30대 중반에 얻은 귀중한 기회이기에 동기부여가 되기 충분하다. 물론 유희관은 “FA가 되는 것을 의식하지 않는다”면서 “매년 하던 대로 하고 있다. 변화를 준다고 구속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렇지만 그는 “내 공을 믿고 던진다. 내 공에 자부심 있으며 최고라고 생각한다”며 자부심을 가지고 시즌을 치러가겠다는 각오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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