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슬람교서 천주교로 개종했다는 이유로, 분노한 무슬림 아버지에게 마구 폭행당하고 화상까지 입은 아프리카 우간다 20대 여성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27일(현지시간) 모닝스타뉴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달 4일 우간다 동부 엠베일 지구의 한 주택에서 레헤마 쿄무헨도(24)가 아버지에게 폭행당하고, 불까지 몸에 붙이는 바람에 다리에 심한 화상을 입었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인 쿄무헨도는 완벽히 회복할 때까지 향후 몇 주는 더 머물러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우간다 서부 음바라라 지구에서 아버지를 따라 이곳에 여행 온 쿄무헨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이동 제한령이 내려져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고모의 집에 머물다 이 같은 일을 당했다.
이슬람교를 믿어온 쿄무헨도는 사건 당일 오후 10시쯤, 고모 집에서 천주교 신자인 지인을 만나 개종을 결심했으며, 자던 중 딸의 ‘기쁨’을 알고 달려온 아버지가 무자비한 짓을 저질렀다.
쿄무헨도의 아버지도 이슬람 신자다.
쿄무헨도의 고모가 ‘딸을 죽일 거다’라는 오빠의 말에 급히 조카를 집에서 데려나와 더 큰 일을 피할 수 있었다.
쿄무헨도는 통화로 진행된 모닝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내가 (개종에) 기뻐하는 것을 알고 방에 달려온 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아버지의 더 큰 보복을 두려워하는 바람에 쿄무헨도가 경찰에 알리지 않아 공식 사건으로 접수되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우간다에서는 지난달에도 이슬람교에서 개종한 여성이 가족에게 폭행당한 일이 있었다.
지난해 12월에도 일곱 살 아들이 성가 부르는 것을 수상히 여긴 무슬림 남편에 침묵한 여성이 나중에 개종 사실을 들켜 이혼당하는 등 종교 관련 갈등 사례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간다의 국민 중 개신교와 천주교 신자는 각각 40% 내외를 차지하며, 이슬람은 10여% 정도로 집계되고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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