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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식 만두 파스타… 맛과 행복을 빚는다 [김셰프의 낭만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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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5-30 18:00:00 수정 : 2020-05-30 1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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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올리 / 밀가루 반죽안 새우·돼지고기·치즈 등 넣어 / 곁들여지는 소스와 함께 버무려 먹는 재미 / 가족끼리 도란도란 만두 빚던 기억 떠올라
만두, 라비올리, 딤섬 등 반죽으로 소를 싸서 만드는 재미가 있는 요리들이 있다. 주방 식탁에 둘러 앉아 가족들끼리 만드는 만두이던, 레스토랑 셰프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라비올리이던 하나하나 빚는 그 마음속에는 ‘맛있어져라’라는 행복한 염원이 가득 할 것이라 믿는다. 오늘의 요리는 예전 호텔에 근무했을 때 만들었던 새우 라비올리다. 반죽을 하는 손이 즐거운 이유는 한가득 만들어 놓은 라비올리를 가족들과 함께 먹을 상상을 하기 때문 아닐까
집에서 빚은 손만두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는 만두

가족들 끼리 도란도란 둘러 앉아 갓 만든 소를 듬뿍 넣어 만두를 빚어본 추억은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터지거나 못생긴 만두를 보며 깔깔 웃으며 보내는 그 시간은 어린 시절 마음 속 깊이 남아 다 큰 지금도 끼니때에 한입 베어 문 만두를 삼키면 종종 생각나게 하는 즐거운 삶의 원동력이다. 나도 어린 시절 명절 때에는 어머니 옆에 앉아 함께 만두를 빚었었는데 요리하는 것보다 빚는 것에는 재능이 없었는지 항상 못생긴 만두를 만들거나 터트리기 일쑤였다.

만두에 관한 가장 큰 기억은 첫 한식 기능사 요리 시험을 보러 갔을 때다. 시험 메뉴로 바로 만둣국이 나왔다. 어느덧 15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난다. 정성스럽게 빚었다고 생각한 만두를 하나씩 장국에 넣어 끓이는데 그만 풀어 헤쳐져서 만둣국이 아니라 마치 뽀얀 국물에 다진 야채와 당면을 풀어놓은 국밥이 되고 말았다. 당연히 내 첫 시험은 낙방이었고, 그 때의 만둣국 시험은 꽤 오랫동안 트라우마로 남아있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또한 즐거운 추억 중 하나다.

#사신에게 대접하던 귀한 요리

한국의 만두에 관한 언급은 고려시대에 처음 나오는데, 고려사 충혜왕 때에 만두를 훔쳐 먹은 이를 벌했다는 기록이 있다. 만두라는 단어보다는 상화(霜花)라는 말로 소개된다. 상화란 밀가루를 누룩이나 막걸리로 반죽해 부풀려 소를 넣고 빚어 찐 떡인데 중국의 만두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우리가 아는 호빵, 또는 찐빵이랑 비슷하다 생각하면 된다. 1643년 발간된 ‘영접도감의궤’에는 만두가 중국 사신에게 대접하기 위해 만든 요리로 소개된다. 지금이야 사시사철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것이 만두이고 중국 요릿집에서는 단골 서비스 메뉴이기도 하지만 고려, 조선 시대에 만두는 명절이나 기념일 때나 먹을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다. 이유는 밀가루가 지금처럼 흔하지 않고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비싼 식자재 였기 때문이다.

새우 라비올리

#만두를 닮은 파스타 라비올리

만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메뉴다. 대형 마트나 가까운 동네 시장을 가도 냉동, 냉장 만두부터 종류가 다양하고 하얀 반죽을 곱게 밀어 핀 반죽까지 판다. 만두를 만드는 식품업체도 많아서 입맛에 맞는 만두를 찾는 건 어렵지 않다. 한국인만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가까운 이웃인 중국이나 일본만 하더라도 비슷하지만 다양한 만두가 존재한다. 이탈리아 음식중에는 라비올리처럼 반죽에 소를 넣어 먹는 요리들도 있다.

강남 노보텔에서 호텔리어로 근무하던 시절 랍스타 새우 라비올리를 만들어 볼 기회가 있었다. 만두보다는 단단한 반죽과 생각보다 덜 들어간 내용물에 조금 당황했지만, 반죽을 만들어 보고 라비올리를 빚는 그 자체가 너무나 즐거웠다. 나중에 알았지만 라비올리는 반죽 피 부터 만두와 다르다. 파스타의 일종이라 소스와 함께 버무려 먹는 요리이기 때문이다. 라비올리는 원래 반죽 안에 들어가는 소를 뜻하기도 했다. 라비올리와 비슷한 ‘또르뗄리’ 라는 파스타도 있는데 이는 반죽이란 뜻이다. 또르뗄리 반죽으로 라비올리 소를 감싸서 먹거나 소를 동글동글 빚어 흡사 미트볼 같은 비주얼의 라비올리도 있었다는 재미있는 기록도 있다. 지금은 만두모양으로 빚은 파스타를 전반적으로 라비올리라고 칭한다.

여행과 요리대회에 참여하면서 이탈리아 인근의 독일, 프랑스, 룩셈부르크 등을 많이 다녔는데 크고 작은 마트마다 다양한 라비올리가 냉동고 한자리를 떡 하니 차지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서양 사람들도 만두모양의 이런 음식을 참 좋아하는 모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한 대형 마트의 치즈 코너에서 냉장 라비올리를 판매하는 모습을 보니 시간이 지나면 우리가 만두를 고르듯이 라비올리를 골라 사는 날도 멀지 않을 것 같다.

 

■새우 라비올리 만들기

 

<라비올리 반죽>

 

■재료

 

강력분 200g, 계란 1알, 우유 15ml~30ml,올리브 오일 10ml, 소금 some

 

① 계란을 풀어 준 후 올리브오일과 소금을 섞어 준다. ② 약간의 덧 가루를 뺀 밀가루를 계란 물에 천천히 섞어가며 치대어 준다. ③ 우유를 넣어가며 농도를 맞춰 준다. 약 15분간 치대어 준 후 30분간 냉장으로 1차 휴지한다. 조금 단단하다고 느껴지는 반죽도 1차 휴지 후엔 충분히 부드러워진다. ④ 15분간 더 치대어 준 후 덧 가루를 뿌려주며 반죽을 넓게 펴준다

 

<라비올리 소>

 

■재료

 

새우살 100g, 다진 돼지고기 50g,다진 양파 50g,다진 마늘 30g, 빵가루 some, 리코타 치즈 1ts, 화이트와인 30ml,소금, 후추, 파슬리챱 조금씩

 

① 재료들을 모두 섞어 치대어 준비해 놓는다. ②바질이나 딜 같은 허브들이 있으면 추가해 주어도 좋다.

 

<라비올리 소스와 만들기>

 

■재료

 

마늘 3톨,생크림100ml, 우유 100ml, 그라노파다노 치즈가루 1ts , 소금 some,올리브오일some

 

① 넓게 편 반죽에 소를 넣어 준 후 원형 틀이나 칼로 모양을 잡아 만두 모양의 라비올리를 만들어 준다. ② 오일과 소금을 넣은 끓는 물에 데쳐 준다. ③ 후라이팬에 오일을 두르고 으깬 마늘을 볶아 향을 내 준다. ④ 우유와 크림을 넣어 준 후 끓으면 라비올리를 넣어 준다. ⑤ 파마산 치즈로 농도와 풍미를 준 후 올리브 오일을 둘러 마무리해 준다.

 

오스테리아 주연·트라토리아 오늘 김동기 오너셰프 payche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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