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설의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이 54세의 나이로 링 복귀를 선언했다. 물론 자선 모금을 위한 한시적인 이벤트다.
타이슨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자선 경기를 위해 몸을 만드는 중”이라고 밝혔다.
1986년 20세의 나이에 최연소 세계복싱평의회(WBC) 헤비급 챔피언에 오른 타이슨은 가공할 펀치력과 빈틈없는 기량으로 프로 데뷔 이후 37연승(19연속 KO)을 내달렸다.
그러나 이후 무절제한 생활, 강간 혐의로 인한 복역 등으로 빠르게 내리막길을 걸었다. 1997년 세계복싱협회(WBA) 헤비급 타이틀전에서 에반더 홀리필드의 귀를 물어뜯는 기행을 저질렀고, 결국 2005년 케빈 맥브라이드에게 TKO로 패하며 은퇴했다.
최근 영국 매체 스포츠바이블의 보도에 따르면 타이슨의 몸 상태는 매우 좋다. 함께 공개된 영상에서도 꾸준한 훈련으로 탄탄해진 몸을 확인할 수 있다. 타이슨은 “하루에 유산소 운동을 2시간, 러닝머신과 바이크 운동을 1시간 한다. 그리고 25~30분은 미트를 친다”고 밝혔다.
타이슨과 트레이닝을 함께하는 라파엘 코르데이로도 “20대 초반 청년들이 내는 스피드와 파워를 요즘 그에게서 보고 있다”고 감탄했다.
최근 의료용 대마 사업가로 성공한 타이슨은 “3~4라운드짜리 자선 경기에 설 것”이라며 “수익금은 노숙자와 마약에 노출된 이들을 위해 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타이슨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복귀는 위험하다는 의견이다. 타이슨과 동시대에 활약한 전 복싱선수 조지 포먼(71)은 자신의 SNS에 “타이슨은 복싱계에 충분히 큰 업적을 남겼다. 명예의 전당에도 올랐다. 더는 할 필요 없다”고 만류했다.
국내 복싱인들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 챔피언 출신의 홍수환 한국권투위원회 회장은 3일 스포츠서울과의 통화에서 “타이슨의 팬이지만 이번에는 정말 말리고 싶다”며 “아무리 자선 경기라도 링에 올라 맞고 때리다 보면 커다란 위험이 존재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김원찬 인천시청 감독도 “타이슨은 상징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복싱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자선 경기라도 헤비급이기 때문에 여러 위험 부담이 따른다”고 덧붙였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라파엘 코르데이로 인스타그램 캡처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