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 고등학생 2학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영역에서 3∼4등급을 받으면 이른바 ‘스카이(SKY)’로 불리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진학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학 세 곳이 2022학년도 대입부터 영어 등급별 감점폭을 대폭 늘리면서 최상위권 학생 사이에서 영어영역이 입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대·연세대·고려대는 2022학년도 대입 전형 주요사항을 발표하면서 한층 까다로워진 영어영역 등급별 감점기준을 공개했다.
수능 영어영역은 2018학년도부터 절대평가로 바뀌어 90∼100점은 1등급을 부여하고 2등급(80∼89점)부터는 10점 단위로 등급을 매긴다. 이들 세 대학은 정시모집 수능 위주 전형에서 영어의 경우 등급이 내려갈수록 감점폭을 늘리는 방식으로 지원자들을 평가하고 있다.

서울대와 고려대는 현 고2가 치르는 2022학년도 대입부터 기존의 등급별 감점폭을 확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에는 감점폭이 크지 않아 영어영역에서 3∼4등급을 맞아도 국어·수학영역에서 높은 성적을 받아 서울대·고려대에 진학한 사례가 있었지만 내년 대입부터는 사실상 진학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대는 올해 고3이 치르는 2021학년도의 경우 한 등급이 내려갈 때마다 0.5점씩 추가 감점해 2등급 0.5점, 3등급 1.0점, 4등급 1.5점이 감점됐다. 그러나 2022학년도부턴 3등급부터는 2점을 감점하고 등급마다 2점씩을 더 감점하기로 해 4등급은 4점이 감점된다.
고려대는 기존에 2등급 1점, 3등급 3점, 4등급은 5점을 감점하는 식으로 운영했지만 2022학년도부터는 등급이 내려갈 때마다 3점을 깎기로 했다. 내년에 고려대에 지원하는 학생의 영어영역이 2등급이면 3점, 3등급은 6점, 4등급은 9점이 감점되는 것이다.

연세대는 당초 감점기준이 서울대·고려대보다 강해 2등급은 5점, 3등급은 12.5점, 4등급은 25점이 감점됐다. 연세대는 2022학년에도 같은 감점기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서울대·고려대가 영어 비중을 늘린 것은 영어 절대평가를 3년간 시행하는 동안 결코 비중이 적은 과목으로 인식하지 않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며 “영어 4등급 이하 학생들도 국어·수학·탐구영역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으면 서울대·고려대에 합격하는 사례가 있었는데 (학교 측이) 이를 문제로 판단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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