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네요. 우리는 지금 코끼리 앞에 있습니다. 정말, 아주 정말 기다란 코를 갖고 있다는 게 멋지죠.”
2005년 4월23일, 동물원에 온 한 남성의 18초 분량 영상 한 편이 오늘날 동영상 플랫폼의 세계 최강자가 된 유튜브 역사의 첫 페이지를 썼다.
‘Me at the zoo(동물원에 있는 나)’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유튜브 공동설립자 3명 중 한 사람인 자베드 카림이 올린 것으로, 당시 그는 미국 샌디에이고의 한 동물원에서 코끼리 코가 얼마나 긴지를 설명하는 영상을 게재해 보는 이의 시선을 끌었다.
유튜브 첫 영상 게재 15년째를 맞이한 24일 기준 이 영상의 누적 조회수는 총 9075만건을 넘었다.
해당 영상에 달린 댓글 530만여개 중 가장 많은 ‘좋아요’를 얻은 건 샌디에이고 동물원 유튜브 담당자가 게재한 “유튜브 첫 영상의 촬영지가 우리 동물원이었다는 점을 무척 영광으로 여긴다”는 반응이다.
2005년 설립된 유튜브는 이듬해 16억5000만달러에 구글에 인수됐다. 우리 돈으로 2조원이 조금 넘는다. 구글은 유튜브 인수로 당시만 하더라도 ‘신흥시장’으로 불린 동영상 분야에서 일약 절대강자로 부상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성장을 거듭한 유튜브는 지난해 기준 광고로만 151억5000만달러(약 19조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월,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처음으로 유튜브의 광고 매출을 공개하면서, 전년보다 36% 증가했고, 2017년과 견주면 86% 늘어났다고 밝혔다. 브랜드 광고와 제품 리뷰 동영상에 붙여 클릭하면 바로 해당 제품을 살 수 있는 반응형 광고가 매출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는 “유튜브는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매출은 우리가 추정했던 것보다 더 많았다”고 평가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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