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대통령선거를 앞둔 TV 토론에서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겨냥해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고 직설적으로 발언해 ‘대선 후보답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은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가 4·15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영상을 통해 민중당 지지 연설에 나섰다. TV 영상을 통해 2014년 12월 통진당 해산 후 약 6년 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민중당 진보 TV’를 통해 공개된 8분여 분량의 지지연설 영상에서 “아마도 저를 알아보시는 분들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의 일들을 떠올리실 듯 하다”며 “진보정치에 주신 기대에 어긋나게 실망을 많이 드려 죄송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제 부족함이 많은 어려움을 불러왔던 것, 잊지 않고 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영상에서는 이 전 대표의 달라진 외모가 특히 누리꾼의 시선을 끌었다. 통진당 대표 시절에는 단발이었으나 이제는 어깨까지 닿을 듯 길렀고, 흰 머리가 뚜렷한 ‘반백’(半白)으로도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6년 전 즐겨썼던 안경도 벗고, 얼굴이나 몸도 당시보다 후덕해진 모습이다. 영상 내내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이 전 대표는 “잘못과 흠이 많은 제게도 바람이 있다”며 “누구든 일하다 죽지 않았으면 좋겠고, 비정규직 아르바이트 젊은이들에게 근로기준법이 제대로 된 보호막이었으면 좋겠다”고 연설을 이어갔다.
계속해서 “여성들에게 이 세상에 가시 돋힌 눈길을 보내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만 괴롭히라’고 말해도 어떤 여성도, 소수자도 공격당하지 않는 사회였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어 “어려운 분들 옆에 있고, 새로운 생각을 하더라”며 “(이게) 제가 민중당이 잘 되기를 바라는 두 가지 이유”라고 전했다.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는 비정규직은 전체의 3% 수준이지만 이마저도 민중당이 0%에서 끌어올린 수치며, 총선 공보물에 등장한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이 새로운 생각이라 판단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전 대표는 또 “일하는 사람 모두 고용보험에 가입하게 해줬다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악화로 망연자실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봤다.
나아가 “(민중당이) 엄청나게 일을 잘하고, 큰 변화를 만들 것이라고는 말하지 못한다”며 “결점이 없어서 잘 되기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두 가지를 (민중당이)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하려고 애쓸 진보정당 같았다”고 지지연설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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