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육군 대신 해병대에서 기초군사훈련… 왜?

해군·해병대, 기초군사훈련 3주일… 육군보다 1주일 짧아

축구선수 손흥민씨. 세계일보 자료사진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선수 손흥민(28·토트넘)씨가 20일 제주도 주둔 해병9여단에 입소해 기초군사훈련을 받는다. 손씨는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으로 출전, 금메달을 따내 ‘병역 특례혜택’을 받은 바 있다.

2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손씨는 오는 20일 제주도의 해병대 제9여단 훈련소에 입소해 3주일 동안 기초군사훈련을 받을 예정이다. 전 세계에 걸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8일 입국한 이유 또한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기 위해서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토트넘은 지난달 29일 홈페이지를 통해 손씨의 일시 귀국을 허락했다는 내용을 공개하면서도 귀국 이유에 관해선 ‘개인적인 사유’라고만 밝힌 바 있다. 현재 손씨의 소속팀 토트넘이 속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코로나19 때문에 중단된 상태다.

결국 손씨는 리그 재개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구단 측과 협의해 짧은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서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된 손씨는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34개월 동안 현역 선수로 활동하면서 일정 기간 봉사활동(544시간)을 이수하면 병역 의무를 마치게 된다.

제주도를 지키는 해병대 제9여단 장병들의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 모습. 국방홍보원 제공

기초군사훈련은 보통 육군 훈련소에서 받지만 손씨는 특이하게도 해병대 훈련소가 있는 제주도를 택했다. 예술·체육요원과 사회복무요원이 기초군사 훈련을 받는 해병대 9여단이 손씨가 입소할 부대다.

육군에서 치르는 기초군사훈련은 4주일 일정이지만 해군 및 해병대는 지난해부터 3주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손씨는 기초군사훈련 기간을 줄이는 차원에서 육군 대신 해병대 훈련소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제주도에는 원래 도서 방어를 위한 부대로 해군 및 해병대 합동부대인 ‘제주방어사령부’가 있었다. 사령관은 해병준장이 맡았다. 그러다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5년 제주방어사령부가 해체되면서 대신 제주도를 방어할 해병대 9여단을 신규로 창설했다.

김태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