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사이버수사 담당자가 성착취 영상 제작·유포 관련 텔레그램 수사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일부 추측에 대해 “오산”이라고 밝혔다.
최종상 경찰청 사이버수사과 과장은 26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수사를 할 때 다양한 증거를 확보하고 또 연결 수단을 분석한다”며 “텔레그램을 이용한 디지털성범죄에 대해 텔레그램에 대해 수사가 안된다, 어렵다고 하는데 그런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가장 보안성이 강한 메신저로 꼽히는 텔레그램은 본사 소재지도 불투명하다. ‘n번방’ 사건 관련해서도 본사가 협조하지 않는 이상 서버 압수수색 등을 활용한 자료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해 추적에 어려움이 예상됐다.
최 총장은 이와 관련해 “수사가 된다. 다 연결되는 증거를 찾아서 밝혀내는 것”이라며 “텔레그램을 이용하더라도 결국 돈을 벌기 위한 것 아니겠나. 텔레그램에 유도하기 위해 어디인가에 홍보해야 하는데 텔레그램 말고 페이스북, 트위터 등은 국제 공조가 되기 때문에 그런 자료를 협조받아 수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디지털 성범죄는 안 잡힌다는 것은 오산이다. 박사가 잡힌 것만 봐도 알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최 과장은 폭파된 ‘n번방’도 추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텔레그램의 방 특성이 생성됐다가 폭파되는 일이 빈번하다”며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채증한 자료가 있고, 또 돈을 벌기 위해 운영자와 거래한 각종 금융 거래 부분도 확보돼 있다. 얼마든지 수사는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사방’을 운영하며 일명 ‘박사’로 불린 조주빈(25·구속)은 텔레그램을 이용해 미성년자 등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찍게 하고 돈을 받고 해당 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조씨의 범죄에 쓰인 텔레그램 관련 수사 협조를 해외 본사에 요구하는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탈퇴 방법이나 탈퇴 인증사진을 올리는 해시태그 운동이 번지는 등 텔레그램 본사를 향해 국내 ‘n번방’ 수사에 협조하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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