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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위협하는 기업 ② 우유회사와 낙농산업 [더 나은 세계, SD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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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3-23 10:00:00 수정 : 2023-11-28 23: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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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었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물이 부족하다는 점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유엔에서는 1인당 연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 1700ℓ 이상이면 ‘물 풍요 국가’, 1700ℓ 미만이면 ‘물 부족 국가’, 1000ℓ 미만은 ‘물 기근 국가’로 각각 분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인당 쓸 수 있는 수량이 1453ℓ로 ‘물 스트레스 국가’에 해당된다.

 

물은 지구 표면의 71%를 덮고 있지만 그 중 97.5%는 마실 수 없는 바닷물이다. 인간이 마실 수 있는 식수는 불과 0.0075%다. 그런데도 물을 일종의 공공재로 여기는 한국인 중 물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이는 드문 편이다. 대한민국은 미국 다음으로 1인당 수돗물을 가장 많이 쓰는 나라이기도 하다.

 

지난주 소개한 지구를 위협하는 산업인 패션(의류)은 막대한 물을 소비한다. 청바지 한 벌 제작에 들어가는 물은 7000~1만ℓ고, 셔츠 한 벌에 필요한 물은 2700ℓ나 된다.

 

이보다 많은 물을 쓰는 산업이 있다. 많이 소비하는 정도가 아니라 지구환경 오염에 절대적인 영향을 줄 정도의 막대한 양을 사용한다. 바로 축산업이다. 모든 축산업이 환경 파괴의 주범은 아니지만, 적어도 공장식 축산업은 물과 대기 오염, 지구 온난화 문제 등에서 한계치를 넘어서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해마다 미국에서 쓰는 일반 생활용수는 3800억ℓ지만, 가축을 기르는 데 128조ℓ가 소모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육류를 생산해 가공하고, 이를 햄버거로 만들 때 약 2500ℓ의 물이 들어간다. 이에 비해 하루에 인간이 가장 최대한 아낄 수 있는 물은 불과 178ℓ다. 453g그램의 소고기를 먹는 것은 6개월간 샤워를 전혀 하지 않고 아낀 것보다 더 많은 물을 쓰는 셈이다. 

 

축산업은 지구 온난화에도 막대한 악영향을 미친다. 가축 사육을 위해 지구 전체의 육지 면적 중 약 4분의 1을 사용하는데, 가축 방목에만 들어가는 토지는 지구 표면의 약 26%에 달한다. 

 

매년 지구에서 배출되는 온실 가스 중 축산업은 약 14.5%를 차지하는데, 이는 전 세계 모든 자동차와 비행기, 기차, 배 등 운송수단에서 나오는 양과 비슷하거나 뛰어넘는 규모다. 보통 교통수단에서 나오는 매연이 이산화탄소인데 반해, 공장식으로 사육되는 가축 분뇨와 소화과정, 젖소의 착유 찌꺼기 등에서 나오는 가스는 이산화질소와 메탄이다. 이산화질소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지구 온난화에 296배나 큰 영향을 주는데, 현재 대기 중에 퍼져있는 이산화질소와 메탄가스의 15~20%가 축산업에서 나온 것이다. 

 

유엔의 조사 보고기관인 글로벌 그린하우스 에미션(Global Greenhouse Emissions)에 따르면 브라질의 아마존 밀림 파괴도 91%가 축산업 탓이다. 보통 열대우림이 조성되는데 2000~3000년이 필요하지만, 공장식 축산업을 위해 밀림이 파괴되는 데는 불과 25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육류 생산을 위해 가축을 기르는 축산업의 환경 파괴도 심각하지만, 우유를 얻기 위한 젖소 농가와 낙농업도 심각한 오염을 일으킨다. 젖소는 일반 소에 비해 분뇨 배출량이 많고, 젖소에서 우유를 짤 때 나오는 찌꺼기와 오염물 역시 상당하다. 이를 처리하기 위해 세척수를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나오는 막대한 양의 폐수를 처리하기 위해 합리적 비용의 높은 기술을 가진 착유 세정시설과 설비를 갖추는 게 필수적이다. 

 

이에 한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에서 보조금을 주고 있으나, 낙농 농가들은 여러 이유로 설비 투자를 미루고 있다. 그러는 사이 낙농업에서 나오는 중증 오염원이 토지와 강, 바다로 그대로 스며들고 있다. 유엔 보고서에 의하면 낙농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이 지구 주요 해안 중 약 500곳 이상을 오염시켰다. 더군다나 젖소의 착유 오염물은 일반적인 가축분뇨 공공처리 시설에 반입하는 것도 어렵다. 우유 찌꺼기가 관 내부에 금방 쌓여 처리를 막는 탓이다. 

 

이와 더불어 오늘날 물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산업 중 한 곳이 커피업계다. 생산에 필수적으로 물이 쓰이는 커피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사랑은 전 세계에서도 유별난 편에 속한다. 최근 커피 산업의 성장과 함께 주목받는 기업들이 유제품 회사다. 출산율 저하 등으로 분유와 우유 등의 시장이 위축되면서 커피 등에 들어가는 유가공 제품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우유와 남양유업, 빙그레, 매일유업, 동원 F&B, 푸르밀, 롯데푸드 등 국내 대부분의 주요 유제품 기업은 커피 산업에 참여하거나 이를 서두르고 있다. 

 

유제품 회사는 낙농업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동시에 물 사용도 적지 않다. 환경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놓인 셈이다. 유제품을 고르는 소비자들의 환경 인식이 불과 1~2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소비자의 환경 인식은 더욱 확고해졌다는 평이다.

 

오는 4월 협회가 발표하는 GRP(Guidelines for Reducing Plastic Waste & Sustainable Ocean and Climate Action Acceleration·플라스틱 저감 가이드라인 및 지속가능한 해양 및 기후환경 대응 이니셔티브)는 유제품 기업의 친환경 성과와 기준도 공개될 예정이다.

 

직접 소비자와 만나지 않는 낙농과 축산업은 이러한 환경 변화에 느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의 최대 고객인 유제품 회사가 변한다면, 축산농가도 친환경 구조에 진입할 수 있다. ’소비자→유제품 회사→ 낙농·축산 농가‘의 선순환 환경 체인이 생기는 셈이다. 

 

높아진 글로벌 환경 기준과 소비자의 인식이 축산업과 낙농업, 그리고 유제품 회사의 친환경 노력에 어떤 변화를 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김정훈 UN지원SDGs협회 사무대표 unsdgs@gmail.com  

 

*UN지원SDGs협회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 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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