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코로나19 확진·격리자 심리적 안정 지원합니다” [차 한잔 나누며]

관련이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0-03-15 20:53:13 수정 : 2020-03-15 20:58:0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완치·격리 해제 시까지 가능 / 일반 국민도 3일 무료 이용권 / “불안감 해소에 도움 됐으면”

연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휴대전화에는 확진자 발생과 이동경로를 알리는 안전 안내 문자가 끊이지 않는다. 안타까운 뉴스의 홍수 속에서 반가운 뉴스는 단비처럼 마음을 적셔 준다.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왓챠플레이가 코로나19 확진자와 자가격리자 전원에게 이용권을 지원한다는 소식이 그랬다.

박태훈 왓챠 대표가 코로나19 경증환자와 자가격리자들에게 OTT 플랫폼 왓챠플레이 이용권을 지원한 배경 등을 설명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왓챠플레이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왓챠의 박태훈(35) 대표는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뭐라도 하고 싶었는데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타이밍이 잘 맞았던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왓챠 본사에서 만난 박 대표는 “저희가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보건복지부에 문의했는데 마침 정부도 심리적 지원을 고민하고 있었다”며 “어느 정도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사람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지원을 결정했다”고 통 큰 기부를 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이용권은 QR코드로 전달되고 있다.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경증환자와 자가격리자가 대상이다. 기한은 완치되거나 격리 해제될 때까지다. 15일 기준 경증환자 7100여명에 자가격리자 3만여명, 총 3만7100여명에게 최소 한 달(일인당 7900원)을 지원한다 치면 약 3억원에 달하는 액수다.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는 3일 이용권을 주는 ‘왓챠와 함께 이겨 내요’ 이벤트를 진행했다. 박 대표는 “이벤트는 첫날 서버가 잠깐 다운될 정도로 반응이 폭발적이었다”며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걸 실감했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콕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왓챠플레이를 비롯한 OTT의 시청 시간은 대폭 늘어났다.

왓챠플레이는 올해 1월 출시 4주년을 맞았다. 지난 4년여간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에 안착했다. 스마트폰 앱 다운로드 건수는 540만여건, 시청 가능한 콘텐츠는 6만여건이다.

“2016년 출시 당시만 해도 ‘벤처기업이 해서 되겠느냐’는 평가가 많았어요. 이제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세계 콘텐츠 마켓에 참석하면서 사람들이 재밌게 볼만한 것들, 다양한 콘텐츠를 검토해 가져오고 있어요. 다양성을 추구하고 개개인의 취향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 게 저희 비전의 일부분이거든요. ‘왓챠 익스클루시브’란 이름으로 독점 공개한 드라마 ‘이어즈&이어즈’는 미래의 기술과 정치, 삶에 대한 이야기인데 재미도 있고 한 달 뒤가 총선이라 느낄 점도 많은 작품입니다.”

왓챠플레이의 강점은 왓챠의 별점(평점) 데이터에 기반한 추천 엔진에서 나온다. 박 대표가 왓챠플레이에 앞서 만든 왓챠는 이용자가 매긴 별점을 토대로 영화와 TV 프로그램, 도서를 개인별 맞춤형으로 추천해 준다. 지금까지 쌓인 별점 데이터는 약 5억4000만개에 이른다.

“OTT는 관이 무한대인 영화관, 채널이 무한대인 방송국이나 다름없잖아요. 그렇게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너무 많다 보니 뭘 봐야 할지 고민되고, 다른 OTT에선 뭐 보지 하다가 20∼30분 가 버리는 경우도 많죠. 어떤 콘텐츠가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고 (추천 서비스를 통해)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로 소개될 것이며, 그 사람들이 얼마나 좋아할지 미리 계산할 수 있는 회사는 사실 전 세계에서 왓챠플레이와 (IMDb를 운영하는) 아마존밖에 없습니다.”

해외 진출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게 목표다. 올해 안에 일본에 출시하고, 내년부터는 동남아에 진출할 예정이다.

“한국 콘텐츠는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끄니, 일단 아시아에 집중하는 게 한국 콘텐츠를 해외에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아시아 진출에 성공하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겠죠. 넷플릭스가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건 세계적으로 많은 가입자, 규모의 경제효과 때문이잖아요.”

박 대표는 “공정경쟁을 위한 환경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말 정부가 상호접속고시(전기통신설비의 상호접속기준)를 개정한 덕분에 망 사용료 역차별이나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환경이 나아지리라 기대하고 있어요. 일각에선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견제하려 이런저런 것들을 자꾸 하려고 하는데, 그런 대형 사업자들은 어떤 규제가 있더라도 피해가 미미합니다. 오히려 국내 사업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요. 국내 사업자들이 경쟁력을 키워 해외에 진출할 체력을 만들려면 (해외 사업자와)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합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