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결국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도 시즌 개막을 연기했다. 미국프로농구(NBA),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미국프로축구(MLS)가 리그를 중단한데 이어 메이저리그마저 코로나19에 ‘백기’를 들면서 결국 미국의 주요 프로스포츠가 ‘올 스톱’ 됐다.
로버트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13일 30개 구단과 컨퍼런스 콜을 한 뒤 현재 진행 중인 시범경기를 중단하고 27일로 예정된 2020시즌 개막전도 최소 2주 이상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국가적 비상 상황이어서 시즌 개막전을 연기한다. 이번 결정은 메이저리그 선수와 구단 관계자, 수백만 열성 팬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가능한 한 빨리 정상 개막되기를 희망하며 조만간 변경된 일정 등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메이저리그 개막전이 연기된 것은 선수노조 파업이 일어난 1995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1994시즌부터 시작된 선수노조 파업은 7개월 반 동안이나 이어졌다. 결국 1994시즌 가을야구는 무산됐고 1995시즌 개막전이 4월 3일에서 4월 27일로 연기되면서 정규리그 팀당 경기 수가 162경기에서 144경기로 축소됐다. 메이저리그뿐만 아니라 4월 10일 개막이 예정됐던 마이너리그 시즌 시작도 연기됐다.

메이저리그 시범경기는 MLB 사무국의 발표 전 시작된 6경기만 진행됐고, 나머지8경기는 모두 취소됐다. 이에 따라 15일 예정된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시범경기 5번째 등판도 물건너갔다.
앞서 미국프로농구(NBA)가 12일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선수가 나오자 정규리그를 전면 중단했다. 또 이날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와 미국프로축구(MLS)도 코로나19 확산에 리그 중단을 선언했다. NHL 사무국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코로나19의 확산세와 의료 전문가들의 의견을 고려해 이사회가 시즌 중단을 의결했다. 이미 확진자가 발생한 NBA와 NHL 팀들이 같은 경기장을 공유하는 사례가 많아 NHL 선수 중에서도 곧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MLS도 이날 성명을 내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권고에 따라 시즌을 한 달간 중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미국축구연맹(USSF) 역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남녀 대표팀의 3월과 4월 평가전 일정을 취소했다.
한편,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미주대륙 최종예선도 연기됐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확산하는 코로나19에 대응해 선수, 관계자, 팬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고자 3월 23∼27일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와 서프라이즈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아메리카대륙 최종 예선을 연기한다”고 13일 발표했다. WBSC는 앞서 4월 1일부터 5일동안 대만에서 열기로 한 도쿄올림픽 세계 최종 예선도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6월 17∼21일로 변경했다. 또 13일부터 열릴 예정이던 2021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도 연기됐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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