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도 사람들이 많아서 좀 의아했죠.”
서울 마포구에 사는 김모(32)씨는 지난달 홍대거리의 한 클럽 근처를 지나다 줄 선 사람들을 보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한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할 때여서 늦은 밤 클럽 앞에 대규모 인파가 몰린 점이 다소 이해되지 않았다.
길 걷는 김씨에게 다가온 다른 유흥업소 직원들은 “놀다 가세요”라며 호객행위도 펼쳤다.
김씨는 10일 통화에서 “다들 코로나 때문에 조심하던 때였는데, 거기는 다른 세상인가 싶었다”며 “특정 업체나 장소의 문제로만 지적할 수 없겠지만,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는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비슷한 사례는 최근 인천에도 있었다.
이날 인천시 등에 따르면 한 대형 나이트클럽이 지난달 25일 온라인에서 ‘코로나19 청정지역’이라며 광고를 내걸었다.
몇몇 나이트클럽 홍보 페이지로 추정되는 사이트에 올라온 광고는 “지금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 가면 안 되는 상황”이라면서, 꼭 가야 할 상황이라면 ‘청정지역’으로 오면 된다고 특정 나이트클럽을 홍보했다.
광고 제목에는 ‘지금 이 시국에 코로나19 청정지역’이라는 문구도 들어갔다.
광고 게시자는 “손님이 (지금 상황이) 어떠냐고 하도 문의가 많아서 페이스북에 올린 실시간 사진 캡처 (이미지)”라며 “홈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하시라”고 적었다.
뿐만 아니라 인파가 몰린 사진과 함께 “이게 뭐야 도대체 누가 코로나로 손님 없다 하는지…믿고 찾아주니까 다른 덴 없다는데 우리만 또 이빠이(손님이 많다)”라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게시물도 광고에 포함됐다.
해당 나이트클럽 홈페이지에는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손님의 안전과 확산방지 및 예방차원에서 자진 임시 휴업을 결정했다”는 내용의 임시 휴업 안내 공지가 올라와있다.
코로나19 확산세 등으로 감염 우려가 제기되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는 기초자치단체를 통해 식품위생법에 따라 유흥업소의 호객행위를 철저하게 단속한다는 계획이다. 지역 내 유흥업소 1078곳 가운데 규모가 큰 업소는 직접 방문해,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안내하고 위생 점검 활동 등을 벌일 방침이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체 국면에 들어섰다고 평가하면서도, 다중 이용시설에서 산발적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10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전국 확진자는 전날보다 131명 증가한 총 7513명이며, 사망자는 3명 늘어나 54명으로 집계됐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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