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회 본회의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이 부결되면서 국회가 파행을 빚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후 협의 후 법안 처리 불발에 대한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의 사과,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의 다음 임시국회 처리를 전제로 6일 오후 본회의를 재개하기로 했다.
인터넷은행 대주주의 적격성을 심사할 때 결격 사유에서 공정거래법 위반(벌금형 이상) 전력을 삭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은 이날 재석의원 184명 가운데 찬성 75명, 반대 82명, 기권 27명으로 부결됐다. 통합당 의원들이 인터넷은행법 부결에 반발해 회의장에서 빠져나갔다.
해당 법안은 전날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처리도 예상됐으나, 민주당, 민생당, 정의당의 대거 반대·기권표가 나오면서 처리가 무산됐다. 표결에 앞서 민생당 채이배, 민주당 박용진 의원 등은 “법률에서 공정거래법을 빼는 것은 KT라는 특정 기업을 위한 분명한 특혜”라는 취지의 반대토론을 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 있는 KT가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의 최대주주 요건을 확보해 자본 확충이 가능해지지만, 법안 부결로 불가능해졌다.
여야는 앞서 상임위에서 인터넷은행법 개정안과 금융회사의 금융상품 판매행위 규제를 강화하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패키지’로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금융소비자보호법만 통과되고 인터넷은행법 개정안만 무산됐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은 민주당이 처리를 주장해 온 법안이다.
민주당 윤후덕 원내수석부대표는 “이 원내대표가 양당 협의정신이 훼손되고 국회 신뢰에 금이 간 것에 대해 내일 공개 사과하고, 법안은 다음 회기 때 우선적으로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야가 다음 회기에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을 처리키로 했지만, 실제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이에 케이뱅크는 새로운 자본 확충 방안을 마련하기 전까진 ‘개점휴업’ 상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인터넷은행법 개정안 부결이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라며 케이뱅크가 자본 확충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경제학)는 “처음 케이뱅크가 설립될 때 KT 외에도 다른 쪽에 지분을 나눴어야 했다”며 “(현재는 케이뱅크가) 거의 KT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 금산분리 문제도 있고 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개정안이 부결됐다고 해서 케이뱅크가 공중분해될 것 같진 않다”며 “다른 형태로 자본을 쌓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도입 취지 자체가 혁신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이 금융권에 들어와 색다른 은행을 만드는 것인데 여기에 제약조건이 남게 돼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날 본회의에선 신고 없이 가상화폐거래소를 운영하면 처벌하는 내용의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온라인 공간에서의 성 착취물 동영상 공유 등 디지털성범죄를 방지하기 위한 내용의 성폭력처벌법 개정안 등이 가결됐다.
이귀전·이희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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