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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얼어붙은 경제… '슈퍼추경'으로 녹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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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3-05 06:00:00 수정 : 2020-03-05 09:4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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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슈퍼추경’ 편성 의미·전망 / ‘경제 살리기’ 초점… 적자국채 10조 발행 재정건전성은 악화/ 민생·고용안정 3조 배정… 가장 비중 커 / 중소기업 등 활력 회복에 2조4000억원 / 홍남기 “얼어붙은 소비 뒷받침에 역점” / 나라살림 적자비율 외환위기 후 최대 / 국가채무 815조로 증가… 비율도 41.2%↑ / “세금으로 갚아야… 되레 경기위축 우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이미 20조5000억원의 재원을 투입하고 또다시 11조7000억원 규모의 ‘역대급’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한 것은 코로나19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막대할 것이라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세출확대로 실제 집행되는 8조5000억원의 추경예산 중 감염병 방역체계 관련 예산 2조3000억원을 제외하면 70% 이상이 민생·고용안정, 소상공인·중소기업 회복, 지역경제 상권 살리기 등 ‘경기 보강’에 투입된 것도 같은 이유다.

다만 이미 올해 편성된 512조3000억원 규모의 ‘슈퍼예산’에다 10조원이 넘는 적자 국채 발행을 통한 추경까지 더하면서 재정 건전성 악화는 불가피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 코로나19 극복 추가경정예산안’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억원 기재부 경제정책국장, 구윤철 2차관, 홍남기 부총리. 세종=연합뉴스

◆홍남기 “얼어붙은 소비 살리기 대책 최대한 담아”

정부는 추경 중점 투자 4개 분야 가운데 ‘민생·고용안정’ 분야에 가장 비중이 큰 3조원을 배정했다. 세입 부족분을 메꾸는 세입경정 3조2000억원을 제외하고 실제 지출되는 추경 8조5000억원의 35%를 차지한다.

3조원 가운데 2조4000억원이 지역사랑 상품권 등을 통한 ‘소비쿠폰’으로 지급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가 급격하게 쪼그라들면서 내수가 침체하고, 그에 따라 자영업자·소상공인은 물론 기업에 이르기까지 경제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경제 부진에 따른 고용 축소에 대비해 청년추가고용장려금 확충 등을 위해 6300억원도 따로 배정했다.

소상공인·중소기업 회복에도 2조4000억원을 투입한다. 당장 직원들을 내보내야 하는 영세사업자에게 저임금 근로자를 계속 고용할 경우 4개월간 임금을 보조하기로 했다. 경영부담 완화를 위해 긴급융자, 초저금리대출 등도 지원한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지역경제와 상권 살리기를 위한 자금도 8000억원을 배정했다. 고용과 지역특화산업,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규모 확대 등에 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코로나19 피해극복 지원과 경제 모멘텀 살리기가 중요하다고 보고 마련했다”며 “얼어붙은 소비를 뒷받침할 수 있는 대책을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담았다”고 설명했다.

◆10조 적자 국채 발행… 나라살림 적자비율 외환위기 이후 최대

이번 추경 재원을 위해 정부는 10조3000억원 규모의 적자 국채를 발행한다. 한은잉여금 7000억원 전액과 기금여유자금 등 7000억원을 우선 활용한 뒤 나머지는 적자 국채를 발행해 재원을 충당키로 하면서다.

추경으로 적자 규모가 10조3000억원 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적자 비율은 3.5%에서 4.1%로 확대된다. 외환위기 후폭풍이 거셌던 1998년 4.7% 이후 처음으로 4%를 돌파하며 2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게 된다.

추경안으로 2020년 예산 기준 805조2000억원이었던 국가채무는 815조5000억원으로 증가하고,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9.8%에서 41.2%까지 올라간다.

당장 올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 부진으로 세수 부진 우려도 높아 재정 건전성이 더욱 악화할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통화에서 “GDP 대비 관리재정적자 비율만 보면 외환위기 수준으로 경제가 무너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성 교수는 “재정 규모가 이미 팽창한 상태에서 추경으로 더 늘려서 과도해졌다. 국가채무 비율 40%를 꼭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40%를 넘어서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국가부채가 늘어난다는 것은 결국 국민이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것이어서 오히려 민간 소비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2일 오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엿새간 휴점 후 재개장한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에서 대부분의 점포가 문을 열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최대 피해 대구·경북에 1조5000억 투입

 

코로나19 확산의 피해를 고스란히 견뎌내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에도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된다. 정부는 4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하면서 대구·경북 지원예산을 별도 배정해 특별지원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역의 특별 고용안정 대책을 위해 14개 지역에 1000억원을 투입하면서 피해가 심각한 대구와 경북에 200억원씩을 배정한다. 일반피해지역 12개소에는 50억원씩을 지원한다.

 

대구·경북지역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연구개발(R&D), 맞춤형 바우처 등을 지원하기 위해 318억원도 따로 배정했다. R&D 50개사에 96억원, 바우처 340개사에 102억원을 지원하고, 지역특화기업 육성을 위한 4개 프로젝트에 120억원을 투입한다.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긴급자금도 1조4000억원을 편성했다. 긴급경영자금융자에 4600억원, 특례보증에 9000억원, 매출채권보험에 400억원 등이 배정됐다.

 

대구·경북의 지역경제와 피해점포 회복 지원 등에도 1010억원을 투입한다. 피해점포 정상화 지원분 1만5000개 중 5400개를 대구·경북의 점포(120억원)에 지원하고, 전국의 531개 지원대상 시장 중 대구·경북에 281개 시장(112억원)을 지원한다. 온라인 판로지원 점포 중 대구·경북에선 7500개 점포(60억원)를 지원한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4일 오전 국가감염병전담병원인 경북 경산시 하양읍 국군대 구병원을 찾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진료를 위한 음압병상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확산차단과 의료인프라 구축에도 60억원을 투입한다. 음압병상 확충과 방역체계 보장에 37억원, 영남권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 설계비 23억원이 배정됐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은 “대구·경북에 가는 돈이 추경예산 전체 재원 기준으로는 6209억원 정도가 된다”면서 “정부가 자금을 투입하면 보증으로 커지는 부분 등으로 자금 기준으로는 1조5000억 정도가 대구·경북에 특별히 지원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4일 오후 서울 돈의동 쪽방촌에 거주하는 한 주민이 집에서 빨래를 널고 있다. 뉴스1

◆저소득층·노인·아동에 ‘2조 소비쿠폰’ 지급

 

TV, 냉장고, 세탁기 등 고효율 가전기기를 사면 구매금액의 10%를 개인별 30만원 한도 내에서 환급해준다. 저소득층과 노인, 아동 등 500만명에게 2조원 상당의 소비쿠폰을 지급한다.

 

정부가 4일 확정한 추가경정예산안에 담긴 민생안정 및 소비여력 제고 대책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얼어붙은 소비를 살리고자 정부는 에너지효율등급제 기준 1등급을 받은 고효율 가전기기를 사면 1인당 30만원 한도 내에서 구매금액의 10%를 3000억원까지 환급해주기로 했다. 품목은 TV, 냉장고, 공기청정기, 에어컨, 전기밥솥, 세탁기 등이 된다. 상반기 내에 대·중·소 유통업체, 전통시장, 소상공인이 참여하는 ‘대한민국 동행 세일’ 기획전, 판촉, 캠페인도 48억원을 들여 지원한다.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어린이집에 임시 휴원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민생안정을 위해 저소득층, 노인, 아동 등 500만명에게 4개월 동안 모두 2조원 상당의 온누리상품권 또는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한다. 저소득층 137만7000가구(189만명)에 4개월 동안 월 17만∼22만원(2인 가구 기준), 총 8506억원어치를 준다. 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 수급자가 대상이며, 가구원 수에 따라 지급 금액이 달라진다.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자가 보수의 30%를 온누리상품권 또는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받으면 4개월간 총보수의 20%씩을 상품권으로 추가 지급한다. 월 27만원을 받는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자의 경우 현금 18만9000원과 상품권 14만원을 받아 총 보수가 32만9000원으로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54만명에게 모두 1281억원어치를 준다.

 

만 7세 미만 아동 263만명에게는 4개월간 1인당 월 10만원어치, 총 1조539억원어치를 지급한다. 7세 미만 모든 아동이 월 10만원씩 받는 아동수당과는 별도로 지급되므로 한시적으로 지급액이 두 배가 된다. 코로나19로 어린이집·유치원 이용 아동이 가정 내 양육으로 전환하는 경우에 대비해 가정양육수당 예산도 271억원 확대한다. 이에 따라 가정양육수당 대상자는 12만9000명 늘어난다.

 

세종=박영준·우상규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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