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두 달 동안 무서운 기세를 과시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에서 주춤하고 있으나, 세계적 기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23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현지시간) 기준 중국 31개성의 누적 확진자는 7만6936명, 사망자는 2442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하루 동안 확진자는 648명, 사망자는 97명 늘었다. 중국 신규 확진자는 지난 18일 1749명을 기록한 뒤 394명(19일), 648명(22일)으로 줄었다. 수도 베이징은 22일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3일부터 중단된 대면 정례브리핑을 24일부터 재개키로 했다. 그러나 발병지인 우한과 후베이 지역은 여전히 심각하다. 우한만 놓고 봐도 22일 하루 새 신규 확진자가 541명, 사망도 82명에 달했다.
지난달 23일 시작한 우한 봉성 조치는 이날로 한 달을 맞았다. 육·해·공 모든 교통편을 중단하는 극약처방에 따라 삼국지와 신해혁명의 중심인 ‘역사 도시’ 우한이 유령도시로 변했다. 쏟아지는 환자를 받을 여력이 없는 병원은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이날 현재 우한 확진자는 4만6201명, 사망자는 1856명으로 중국 전체 사망자의 76%를 차지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많은 환자들이 치료받지 못해 집에서, 길거리에서 숨졌다.

일본에서는 이날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탑승했던 80대 남성 1명이 사망했다. 이로써 크루즈선 사망자는 3명, 전체 사망자는 4명으로 늘었다. 또 홋카이도 초등학생의 감염이 확인되기도 했다. 23일 오후 8시 현재 확진자는 781명이다. 일본에서 크루즈선 승선자나 전세기 귀국자를 진료한 의료진을 바이러스균 취급하며 괴롭히는 사례가 있다고 NHK가 전했다. 재해의학회는 “의료진 자녀가 보육원·유치원으로부터 등원 자제를 요구받거나 직장 상사로부터 현장 활동에 대해 사죄를 요구받는 일 등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교토에서는 중국관광객 입국을 반대하는 전단지를 부착하다 적발된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 첫 생일인 이날 일반 시민의 축하행사도 취소됐다.
이란 보건부는 23일 확진자가 15명 늘어 총 43명이 됐고 사망자도 2명 추가돼 모두 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전날 두 번째 사망자가 나온 이탈리아에서도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미국 보건 관리들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병)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미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 낸시 메소니에 국장은 “미국 내 지역사회 확산이 결국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심지어 아주 그럴 것 같다”고 말했다고 CNBC가 전했다.
베이징·도쿄=이우승·김청중 특파원, 조성민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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