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발병 근원으로 알려진 박쥐가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알리바바에서 ‘기침과 설사 등에 효능이 있다’며 한 때 식용제품으로 버젓이 판매됐다.
지난 6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알리바바닷컴’에서는 중국 안후이(安徽)성의 한 기업이 판매하는 ‘말린 천연 박쥐(dry natural edible bat)’가 올라왔다. 말린 박쥐는 1㎏에 68.28달러(약 8만1000원)에서 77.19달러(약 9만1000원)에 팔렸으며, 식용 박쥐는 약·건강식품·차 등으로 쓰이고 기침과 설사에 효능이 있다는 광고 문구도 있었다. 업체는 매달 5000㎏의 말린 박쥐를 공급할 수 있으며, 구매자 요청에 따라 1㎏ 포장 백이나 20㎏ 상자 단위로 판매한다고도 설명했다.
다만, 이 게시물은 삭제된 탓인지 7일 오전 11시를 기준으로는 알리바바 홈페이지에서 볼 수 없다.
박쥐는 이날까지 중국 내 누적 사망자 636명에 확진자 3만1116명이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근원으로 꼽힌다. 여러 나라 과학자도 신종 코로나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매우 높은 유사성이 있으며, 사스처럼 박쥐에서 발원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사스의 경우 박쥐에 있던 변종 바이러스가 사향고양이로 옮겨진 뒤 사람에게 전파됐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기도 하다.
박쥐는 137종의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고, 이 중 61종은 동물과 사람이 함께 감염될 수 있다. 박쥐는 인간과 같은 포유류여서 종(種) 사이의 장벽이 낮아 상대적으로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박쥐는 습한 동굴에 살고 무리 생활까지 해 온갖 바이러스를 퍼뜨리지만, 정작 박쥐 자체는 특이한 면역체계로 인해 수많은 바이러스와 공존한다고도 한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지난 5일 기사에서 “식용 박쥐는 중국은 물론 인도네시아에서도 판매된다”며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우타라주의 토호몬 시장 등에서는 박쥐, 뱀, 개, 원숭이를 식용으로 팔고 즉석에서 구워 내놓기도 한다”고 실상을 보도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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