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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컨트롤타워 국내 첫 가동… “항공 운항 더 안전하게” [연중기획 - 창의·혁신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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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1-29 03:00:00 수정 : 2020-01-28 20:5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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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AI로 비상하는 아시아나 항공 / 아시아나 두뇌 ‘윈드-AI’ / 하루 1만여건 세계 각지 기상·노탐 정보 / 24시간 실시간 분석 안전운항 진두지휘 / 지연·결항 등 비상 상황 발 빠르게 대응 / 더욱 신뢰는 쌓이고… / 일일이 수작업으로 확인하던 전문정보 / AI 덕에 신속 작업… 효율성 70~80% 향상 / 날씨로 인한 항공기 회항도 10%나 줄어 / 안내·예약 분야도 진화중 / 2017년부터 선보인 AI 챗봇 ‘아론’ 맹활약 / 2019년 49만명 이용… 전년보다 300% ↑ / 앱·위챗·PC 등 다양한 플랫폼서 서비스

지난 20일, 막 점심시간을 지난 나른한 때였지만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안전운항동 2층 종합통제센터(OCC)는 분주했다. 직원들은 월 스크린(대형 모니터)에 띄워진 필리핀 기상 당국의 화산재 예보를 아시아나항공기 항로와 비교·분석 중이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60㎞ 떨어진 곳에 있던 ‘탈’(Taal) 화산이 폭발을 일으켜 화산재 등이 상공 10~15㎞까지 치솟던 때였다.

모니터 한쪽에는 인천을 떠나 태평양 상공을 운항 중이던 아시아나항공기의 이동 경로가 촘촘히 표출됐다. 예정 항로와 실제 항공기가 어떻게 날아가는지 그 항공기가 30초에 한 번씩 GPS를 통해 보내오는 위치 정보가 이렇게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되고 있었다.

모니터에 갑자기 팝업창 하나가 떴다. 아시아나항공기가 취항하는 한 공항의 이상 기상정보가 막 수신된 순간이었다. OCC 직원들이 각자 맡은 업무에 따라 이 정보를 분석하고 공항으로 접근 중인 항공기에 그 결과를 전달했다.

이병훈 아시아나항공 운항관리감독이 지난 20일 서울 강서구 본사 OCC 월스크린에 표출된 기상 정보와 노탐을 분석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제공

이는 이날 잠시 지켜본 아시아나항공의 인공지능(AI) 기반 ‘윈드-AI’(Wind-AI) 시스템 모습이다. OCC는 윈드-AI를 통해 하루 1만건 이상의 세계 각국 항공시설, 업무 및 절차 변경 등의 ‘노탐’(NOTAM·Notice to Airman) 정보와 기상정보를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분석한다. 노탐은 ‘항공고시보’라고도 하며, 각국의 항공당국이 항공 종사자에게 알리는 전문 형태의 통지문이다.

태풍, 화산 등의 기상정보와 노탐은 항공기 안전 운항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매일 1만건이면 아무리 많은 인력이 투입되어도 적시 분석이 쉽지 않은 양이다.

그렇다고 이들 정보가 뉴스에서처럼 일반인이 알아듣기 쉽게 전파되지도 않는다. 기상예보의 경우 ‘RKSS 28/ 2300Z 2900/ 3006 03005KT 2500-DZ SCT015…’ 같은 식으로 전달된다. 앞에서부터 ‘공항, 시간, 수평시정, 활주로 가시거리, 현재 일기, 구름·수직시정…’ 등의 정보를 담은 통지문이다.

노탐은 또 ‘A)RKPC B)1601211400 C)16011252100 D)DLY 1400-2100…’ 이 전문 양식이다. 이는 ‘A)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공항 코드 B)적용기간의 시작일·시간 C)적용기간의 종료일·시간 D)적용기간의 구체적 시간범위…’ 등을 뜻한다.

AI는 그동안의 딥러닝을 통해 마련된 아시아나항공만의 기준에 따라 이런 정보를 순식간에 해석하고, 필요 시 우선순위로 올리거나 팝업을 통해 경고한다. 시스템에서 분석 및 항공기 전파를 포함한 통합업무 진행도 가능하다. 과거에 단순 시간순 정보 수신이나, 직원들의 수작업에 의한 확인, 제한된 방식의 정보확인에 따른 업무 한계 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7월 국내 최초로 AI 기반의 ‘윈드-AI’를 도입했다. 2016년부터 준비한 성과물이다.

고영일 아시아나항공 운항관리감독은 “윈드-AI는 아시아나항공의 컨트롤타워이자 브레인(뇌)”이라며 “항공기 운항 전반에 대한 내용을 24시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취항 항공기의 안전운항을 진두지휘한다”고 설명했다.

AI가 산업계와 국민 생활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항공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나 항공업계는 자칫 돌발상황에 대응을 잘못하면 심각한 인명피해 등이 발생할 수 있는 업역이라 안전 확보 차원에서 치밀한 분석과 신속한 대응이 필수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이 그 선두에 서 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OCC는 세계 각지에서 쏟아지는 기상 정보, 공항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자사 항공기의 운항경로를 조정한다. 또 항공기 지연이나 결항 등 비정상 상황 발생 시 현장과 연락해 발 빠르게 대책을 마련하기도 한다. 운항관리사, 운항승무원, 정비사, 조종사 등 매일 50여명이 근무 중이다.

윈드-AI 도입 뒤 OCC의 항공정보 분석 작업 신뢰성이 더욱 높아졌다. 특히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기상정보를 윈드-AI가 신속·정확하게 분석하면서 기상으로 인한 아시아나항공기 회항이 10% 줄었다.

아울러 예기치 않은 취항지 기상변경이나 여러 제한 사항을 보다 신속하게 전파해 운항 규정 위반 가능성을 대폭 낮췄다. 또한 기존에 개인이 방대한 양의 정보를 개별 분석하던 작업을 AI가 대신하면서 분석 효율성이 70~80% 향상됐다. 이런 모든 성과는 아시아나항공이 작년 12월 윈드-AI로 산업통상자원부, 대한상공회의소 등이 주관하는 ‘기업혁신대상’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바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고객과의 접점인 안내나 예약 등의 분야에도 AI를 도입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이 2017년 선보인 AI 챗봇 ‘아론’(사진)이 대표적이다. 지난 한 해 49만2461명이 아론을 이용했다. 전년 대비 300% 증가한 수치다.

아론은 아시아나IDT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협업해 MS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와 AI 기반의 자연어 처리 서비스 ‘루이스’를 활용해 개발됐다. 아론 이용자들은 한국어·영어·중국어로 모바일 앱, 카카오톡, 위챗, PC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실시간으로 예약 발권 등 궁금한 점을 문의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실시간으로 항공권 구매나 궁금한 점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아론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올해도 이용자가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시아나, 고객 편의 돕는 서비스 속속 도입

 

항공사에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안전’이지만, 고객 편의성 제고 또한 그에 못지않은 비중을 지닌다. 항공기가 가장 안전하면서도 가장 빠르고,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고급 교통수단이라는 인식이 승객들 사이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탑승객들이 보다 손쉽게 탑승 수속을 할 수 있도록 공항 시스템을 점차 자동화하며 이런 ‘니즈’(Needs)에 적극 부응하고 있다.

28일 아시아나항공은 인천국제공항에 지난해 8월부터 아시아나항공 전용 ‘자동수하물 위탁 서비스 존’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자동수하물 위탁 서비스 존은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 C존에 있다.

 

자동수하물위탁 서비스는 승객들이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 체크인이나 C존에 배치된 셀프체크인 기기를 통해 탑승수속을 마친 후 이용할 수 있다. 자동수하물위탁 기기에 탑승권을 인식한 후 태그를 발급받아 직원을 거치지 않고 승객이 직접 수하물을 위탁하는 서비스다.

 

아시아나항공은 이곳에 ‘하이브리드’형 셀프백드롭(Self-Bag Drop) 기기 28대를 배치했다. 국내 최초로 도입된 하이브리드 형태의 기기다. 필요에 따라 유인카운터로 전환이 가능해 하이브리드형으로 불린다. 수속 대기 현황에 따라 유인·무인으로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장점이 있다.

 

9월부터는 김포공항 국내선 카운터도 셀프체크인 시스템으로 전면 변경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국내선 이용객들은 사전에 모바일 체크인이나 각 공항에 배치된 키오스크를 이용해 셀프체크인을 해야 한다.

 

셀프체크인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사전에 체크인을 하거나, 공항에 설치된 키오스크를 통해 탑승권을 발급하는 것이다. 공항에서의 불필요한 대기 시간을 줄여 이용자의 편의를 돕는 서비스이다. 특히 위탁 수하물이 없으면 셀프체크인 후 바로 보안검색대로 이동하면 되므로 빠르고 편리하다.

 

아시아나항공은 김포, 제주, 광주, 청주, 대구, 여수공항 등 취항 중인 국내선 전 공항에 수하물 전용 카운터만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시스템이 아직 익숙지 않은 노약자나 외국인 승객 등은 상시 대기 중인 직원의 보조를 받으면 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국내선은 국제선에 비해 셀프체크인이 쉽고 간편하며, 셀프체크인을 이용하면 공항 대기시간이 단축된다”며 “앞으로 국내선 이용 승객들은 인터넷, 모바일 혹은 공항 키오스크를 통해 사전에 탑승권을 발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아시아나항공은 여행준비, 공항수속 그리고 항공기 탑승에 이르는 모든 여정에 보다 빠르고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로드맵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출발 하루 전 자동으로 탑승권을 받을 수 있는 ‘오토체크인’, 휴대전화로 여권을 스캔해 정확하고 간편하게 여권정보를 입력할 수 있는 ‘여권스캐너’ 등의 기술을 이미 적용했다. 작년 12월부터는 승객 휴대전화로 본인의 수하물 탑재 정보를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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