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1 ‘6시 내고향’의 10년 된 ‘버스 안내양’ 김정연입니다. 다음 달부터는 ‘유튜버’로 인사드릴 예정입니다. 유튜브에서 만나요∼.”
가수 겸 리포터이며, 인기 강사 겸 저자인 김정연(52)이 유튜버로 활동 영역을 넓힌다. 김정연은 KBS1 ‘6시 내고향’의 대표 코너인 ‘시골길 따라 인생길 따라’의 버스 안내양으로 10년째 활동 중이다. 매주 월요일 오후 6시 빨간(또는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전국 버스를 타고 사람들을 만난다.
김정연은 2010년 1월 19일 첫 버스를 타고 올해 딱 10년이 됐다. 지난 20일 서울 세계일보 본사에서 만난 김정연은 “아직도 팔팔하다”며 앞으로의 10년에 대한 의욕이 가득했다.
“‘버스 안내양’으로 10년을 보내는 동안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됐고, 친정과 가족 사이 갈등도 해결됐어요. ‘버스 안내양’으로 살기 전의 40년보다 ‘버스 안내양’이 된 뒤 10년 삶이 더 다양하고 극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김정연은 10년 동안 ‘버스 안내양’으로 활동하면서 대한민국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대한민국 최단기간 최다지역 시·군내버스 탑승이다. 2010년 1월 19일부터 2012년 3월 26일까지 95개 지역에서 버스를 탑승했다. 김정연은 “지금은 얼마나 많은 버스를 타고, 얼마나 다녔는지 정확하게 계산하기 힘들다”라며 “다만 추정으로 45만㎞, 지구 10바퀴 정도는 타지 않았을까요?”라고 말했다.
김정연은 자신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 대해 ‘고향 버스’라고 했다. 정식 명칭은 ‘시골길 따라 인생길 따라’이지만, 다르게 부른 것이다.
“‘시골길 따라 인생길 따라’란 이름이 너무 길잖아요. 그래서 처음에는 ‘시골버스’라고 불렀어요. 그런데 저희가 시골만 가는 게 아니고, 울산 등 지방 도시도 가기 때문에 이름을 ‘고향 버스’로 바꿔서 부르고 있어요.”
‘고향 버스’라고 이름을 바꿔 부른 이유에 대해선 “시청자들이 우리 프로그램을 보면서 고향을 생각한다”며 “그래서 ‘시골 버스’보다는 ‘고향으로 가는 버스’란 의미의 ‘고향 버스’라고 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향 버스’를 하는 10년 동안 김정연은 전국을 다 돌아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지역을 5번이나 간 적”도 있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예전에 출연했던 어르신이 다시 방송에 나온 적도 있다.

“2년 전에 경상남도 거창에서 버스를 타면서 한 어르신을 만났어요. 그리곤 최근에 거창을 또 갔는데 거기서 그 어르신을 다시 만난 거요.”
김정연은 ‘고향 버스’를 통해 어르신의 ‘아이돌’이 됐다. 어르신들 사이에서는 ‘방탄소년단’ 급이다. 이날 인터뷰를 하기 위해 잠시 카페에 들렀을 때도 한 어르신이 김정연을 알아보고 인사를 했을 정도다. 자연스럽게 자신의 고향을 이야기하면서, 김정연의 부모님과 같은 지역 출신이라고 말하며 10분여 대화를 나눴다. 마치 동네 친구의 딸을 대하듯 한 모습이었다. 김정연은 “길을 걷다 보면 말을 걸어주시는 어르신들이 많다”며 “이제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정도로 익숙하다”고 말했다.

김정연은 ‘버스 안내양’ 10년 만에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가수로서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을 만나 사람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고향 버스’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지역 특산품 등을 소개하는 코너도 유튜브 채널에서 준비 중이에요. 연기 연습도 하고 있어서, TV 출연을 목표로 열심히 배우는 중입니다.”
김정연은 “52살이면 인생 이모작을 준비해야 한다”며 “어떻게 노년을 보낼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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