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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정치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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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1-16 23:50:35 수정 : 2020-01-16 23:5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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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대한 공자의 정의는 명쾌하다. 노나라의 실력자인 계강자가 정치에 관해 묻자 이렇게 말했다. “정자정야(政者正也)!” 정치란 올바른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면서 뼈 있는 한 마디를 덧붙였다. “그대가 바름을 좇는다면 누가 감히 바르지 않겠느냐?” 최고 권력자인 당신부터 솔선수범하라는 충고였다.

중국의 명재상 관중 역시 같은 말을 했다. 마구간을 시찰하던 제환공이 담당 관리에게 “여기서 제일 어려운 일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관리가 머뭇거리자 관중이 그를 대신해 “말들이 각각 들어갈 울타리를 배열해 만드는 일”이라고 답했다. “만일 굽은 목재를 먼저 쓰게 되면 그 후의 모든 목재는 굽은 것들만 써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곧은 목재는 전혀 쓸모가 없습니다. 그러나 처음 한번 곧은 목재를 쓰면 그 후의 목재는 모두 곧은 것들만 쓰게 되지요.” 군주가 곧으면 신하들도 곧게 된다는 명재상의 일침이었다.

요즘 우리 정치 현실을 보고 이들의 어록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조국 사태 당시 상당수 국민은 문재인 대통령을 올바로 보좌하지 못한 청와대 참모진에게 화살을 돌렸다. 지금 돌아보니 그게 아니었다. “(조국 전 법무장관에게) 아주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는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접하면서 권력층에 횡행하는 거짓, 불의, 불공정의 진원지를 알게 됐다. 대통령이 굽으니 측근들이 덩달아 굽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현직 교수 6000여명이 그제 문재인정부가 헌법을 파괴하고 거짓을 일삼는다는 성명을 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약속과 정직, 공정과 원칙이 지켜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정치가 해야 할 일”이라면서 “의사로서 살아 있는 바이러스 잡다가, 컴퓨터 바이러스 잡다가, 지금은 낡은 정치 바이러스를 잡고 있다”고 했다. 바른 정치를 강조했던 공자는 군주를 세 등급으로 나눈 뒤 상급의 군주는 중요한 원칙과 작은 원칙을 모두 잘 지키고, 중급의 군주는 중요한 원칙은 잘 지키되 작은 원칙은 오락가락하고, 하급의 군주는 중요한 원칙조차 지키지 않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어떤 등급의 지도자인가.

배연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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