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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음 후 바로 취침하는 습관, ‘역류성 식도염’ 키운다”

입력 : 2020-01-10 03:10:00 수정 : 2020-01-09 08:3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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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최모씨(30)는 최근 매일 아침을 헛구역질과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지난 연말부터 하루건너 잡힌 각종 모임 때문에 과음을 피할 길이 없었고, 덕분에 아침마다 숙취에 허덕이며 소화도 잘 안 되었다. 급기야 술을 마시지 않아도 극심한 속 쓰림과 함께 가만히 있어도 신물이 올라와 걱정됐다. 결국 병원을 찾는 최씨는 ‘역류성 식도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고려대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김승한 교수는 “연말연시 각종 송년회와 신년회 등 잦은 술자리로 역류성 식도염을 앓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특히 밤늦게까지 술자리를 갖고 음식물을 제대로 소화하지 않은 채 잠들면 위로 내려가 소화되어야 할 음식이 식도로 다시 올라오는 역류성 식도염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여 식도 점막에 손상을 입히는 질환이다. 위가 건강한 경우에는 위와 식도의 경계 부위가 잘 닫혀 있지만 이 기능이 약화하면 위-식도 사이에 있는 ‘하부식도괄약근’이 느슨해지면서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게 된다.

 

주요 증상으로는 목의 이물감, 가슴 쓰림, 소화불량, 속이 울렁거리고 어지러운 느낌, 신물 오름 등이 있다. 오랜 기간 잘 낫지 않는 만성 기침, 잦은 트림, 쉰 목소리, 구취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과음이 이어지는 연말연시는 소화기계 질환자에게는 치명적이다. 안주로 많이 먹는 기름진 음식은 하부식도괄약근의 압력을 줄인다. 식사 후에 바로 눕는 습관 또한 역류성 식도염의 주된 원인이다. 이러한 모든 요인이 충족되는 시기가 특히 매년 12월이다. 

 

김 교수는 “기름진 음식 섭취와 음주만으로도 위 점막이 손상되는데, 이를 제대로 소화시키지 않고 바로 취침하는 습관과 얼큰한 국물로 해장을 하는 습관은 역류성 식도염을 악화시키는 행위”라며 “술자리를 피할 수 없다면 최대한 음주량을 줄이고, 기름기가 많고 자극적인 안주는 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역류성 식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기름지거나 맵고 짠 음식은 위식도 점막을 자극하므로 삼가야 한다. 특히, 과식 후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될 때 시원한 커피나 탄산음료를 마시는 습관은 역류성 식도염을 악화시킨다. 역류성 식도염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방치 시에는 식도 궤양, 바렛 식도, 드물지만 식도암으로도 발전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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