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연일 자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향해 “최대한 존중하며 작별하는 것이 좋겠다”며 ‘결별’을 고했으나 진 전 교수는 ‘아직 대화가 더 필요하다’며 작별 요청을 거부하며 유 이사장을 “얼굴에 철판을 단단히 깔았다. 뭔가 쎄게 걸린 것”이라며 다시 저격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 7일 자신의 유튜브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진 전 교수와) 어떤 때에는 판단이 일치했고 길을 함께 걸었던 사이지만 지금은 갈림길에서 나는 이쪽으로, 진 전 교수는 저쪽으로 가기로 작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유 이사장은 지난 1일 진 전 교수와 함께 했던 JTBC ‘뉴스룸-신년토론’에서 조국 국면에 대한 분석이 상반 됐던 점과 더불어 진 전 교수의 소셜미디어 글 등을 언급하며 “진 전 교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내용이, 그간 우리가 수도 없이 봤던 검찰발 기사와 거의 같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국 전 장관 관련) 문제에 관해 저와 입장이 완전히 다르니 이 국면에선 같이 못 가는 것”이라며 “그때 필요한 것이 작별의 기술”이라고 ‘정치적 결별’을 고했다.
유 이사장은 진 전 교수에 대해 “물불, 좌우 안 가리고 옳지 않다는 대상이 우파든, 좌파든 상관없다는 기질을 가진 사람”이라며 “그 기질이 조국 사태에서 이런 모습을 표출되는 것이고 매력적인 기질이라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저보고 망상, 확증편향이라고 하지만, 누구나 그런 위험을 안고 있다”며 “진 전 교수가 밤에 혼자 있을 때 자신의 동영상이나 썼던 글을 보고, 자기 생각과 감정에 대해 거리를 두고 성찰해봤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달 26일 페이스북에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대해서 “음모론을 생산해 판매하는 대기업. 일종의 판타지 산업, 즉 한국판 마블 혹은 성인용 디즈니랜드”라는 글을 올렸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유 이사장은 “아이 돈 케어(I don't care·신경 쓰지 않는다), 보는 사람의 자유”라고 대응했다.

이 같은 ‘결별’을 거부한 진 전 교수는 이날 발언이 나온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아니, 그럴수록 더 대화가 필요한 겁니다. 자주 뵈어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진 전 교수는 유 이사장이 해당 방송에서 ‘자유한국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인사권을 행사하면 고발하겠다’고 한 점을 꼬집어 “윤석열 총장의 검찰조직은 힘으로 제압하지 않으면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보인다”라며 “(한국당이) 고발하면 검찰이 수사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법무장관이 수사 지휘해서 (수사를)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 기사를 공유했다.
이어 진 전 교수는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는 검찰인사를 담당하는 임무를 맡고 있으나 검찰 공소장에 이름을 올려 검찰 수사를 앞둔 상황에서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는 ‘기술’을 발휘하고 있다 한 후 “이 상황에서 유시민씨는 감시자가 감시받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감시자가 감시받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긴, 감시자 자신이 푹 썩었으니”라며 “칼 대면 뭐가 터져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그러니 좋은 게 좋은 거, 강제로라도 중간에 확 덮어버리라는 주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아예 얼굴에 철판을 까는 걸 보니 뭔가 단단히, 아주 쎄게 걸린 것 같다”고 일갈했다.

한편으로 2013년 정의당에 입당한 진 전 교수는 유 이사장,은 정의당 창당 멤버로 진보계 대표 논객으로 유명했다. 특히 고(故) 노회찬 전 의원과 함께 세 사람의 성 첫 자를 딴 ‘노유진의 정치카페’ 팟캐스트를 2014년 5월부터 2016년 4월까지 100회에 걸쳐 진행할 정도로 유 이사장과 친분을 자랑했다.
최근 ‘조국 사태’를 두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 등을 고강도로 비판해 온 유 이사장의 주장에 대해 진 전 교수가 반박 논리와 더불어 반대 목소리를 연일 내며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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