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잔을 잡는 모습으로 파악하는 8가지 타입
영국 런던의 킹스 칼리지 심리학과 교수 글렌 윌슨은 술을 마시는 행태와 술잔을 잡는 법에 따라 그 사람의 성격이 드러난다고 밝혔다. 이 연구가 이루어진 장소는 술집이고, 한 달간 워크 어바웃이라는 바에 들른 500명의 애주가를 유심히 관찰해 8가지 타입으로 구분했다.
첫 번째는 유혹형. 술잔의 가장자리를 손가락으로 두르거나, 잔 기둥을 쓰다듬으며 주변을 관찰한다. 술을 조금씩 홀짝이며 레이더망을 켜는데, 이때 누군가와 눈을 마주치면 미소를 짓고 관심이 없는 듯 고개를 돌린다. 이 제스처는 사교계의 명사 페리스 힐튼이나 미국 여배우 케이트 월쉬와 같은 자기애가 넘치는 사람들이 보이는 행동이다.
두 번째는 뒷담화형. 주로 여자들이 보이는 모습인데, 와인잔이나 맥주잔을 투박하게 잡은 채 다른 한 손을 유독 많이 움직이고, 무언가를 호소하는 듯 눈썹을 위아래로 격렬하게 움직인다. 보통 최소 2명에서 최대 6명까지 동그랗게 모여 있는데, 보이지 않는 날카로운 철창으로 둘러싸여 있는 것 같고, 방어적이기 때문에 접근하기 쉽지 않다.
세 번째는 사교형. 정말 술 마시는 게 인생의 낙인 사람이다. 어딜 가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으며 ‘원샷’을 유도하고, 다른 자리로 이동해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 모임을 주선하고, 진행하는 것을 즐기는 사교적인 사람이고, 가끔 자신이 유도한 술에 자기가 말려서 제풀에 쓰러지는 경우도 있다.
네 번째는 붙박이형. 부끄러움이 많고,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다. 누가 술잔이라도 뺏어갈 것처럼 술잔을 두 손으로 꽉 쥐고, 혹시 모르기 때문에 절대 술잔을 완전히 비우지 않는다. 이런 사람의 경우 사람을 경계한다기보다는 용기가 없는 편이기 때문에 상대방이 먼저 다가가 가벼운 칭찬을 해주면 친해질 수 있다.

다섯 번째는 얼음공주형. 사교형이나 붙박이형보다 더 접근하기 어렵다. ‘내가 이 자리에 온 것 자체가 너희한테 영광이야’라는 마음으로 온 사람이기 때문에 눈빛을 주거나 말을 걸어도 무시할 가능성이 있다. 타인을 경계하는 탓에 술잔을 항상 가슴 앞쪽에 품고 있고, 인스타그램이나 카카오톡을 하며 바쁜 척을 한다. 휴대전화를 자세히 보면 특별한 것을 안 하고 있으니, 친해지고 싶다면 아예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한다.
여섯 번째는 바람둥이형. 바람둥이들은 술 마실 때도 그들의 행태를 숨길 수 없다. 잔을 선택할 때도 남들보다 크고 긴 잔을 선택하고, 셔츠의 단추 서너 개를 푼 상태로 자신감 있게 걸어다닌다. 보통 미소가 이쁘거나, 눈꼬리에 주름이 예쁘게 졌고, 상대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기 때문에 호감을 잘 사는 편이다.
일곱 번째는 허세형. 잔이 아니라 병을 통째로 쥐고 마신다. 술병은 몸에서 최대한 먼 곳에 놓고, 의자에 등을 기대고 다리를 꼬고 있다. 얼음공주형이 여자 버전이라면, 허세형은 남자 버전인데 어떤 아리따운 여자가 다가와도 크게 관심이 없다는 표정을 지을 것이며, 자신이 어필하고 싶은 이야기만 늘어놓을 것이다.
마지막은 꼰대형. 말해 뭐하는가. 큰 잔이나 큰 병을 선호하고, 절대 혼자 자작하는 일이 없다. 무리에서 자기보다 약해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공개적으로 자기보다 낮은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고, 이것저것 시키는 게 많다. 조그마한 언쟁이라도 생기면 바로 싸울 준비를 하기 때문에 적당히 기분을 맞춰주고 피하는 게 좋다.
#향음주례(鄕飮酒禮)로 보는 매너 있는 음주법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했으면 예의를 갖추어 술을 권해보자. 어릴 적, 집안 어른들로부터 엄격한 주도를 배운 사람들은 술을 마실 때 향음주례를 지켜가며 술을 마신다. 향음주례는 세종대왕이 서원이나 향교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쳤던 6가지 의례 중 하나로, 언행을 바르게 지켜가며 술을 마시는 예절이다.
첫 번째, 옷을 단정히 입고, 끝까지 자세를 흩트리지 않는다. 처음에는 허리를 곧게 세우고, 두 손으로 술을 받던 사람이 시간이 지나면서 흐트러지기 시작하면 ‘저 사람 취했네’라고 들키기 십상이고, 실망스러움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한결같은 자세를 유지하며, 내 몸은 내가 챙기자.
두 번째, 음식을 정갈하게 하고 잔을 깨끗이 한다. 술자리에서는 타인과 함께 음식과 술을 나눠 먹기 때문에, 젓가락으로 음식을 너무 헤집지 말고, 자신이 먹을 만큼만 깨끗하게 자기 접시에 덜어 먹자. 되도록 잔 돌리기는 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돌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반드시 깨끗한 물에 잔을 씻은 뒤 술을 채워 권하자.
세 번째, 활발하게 걷고, 의젓하게 서고, 분명하게 말하고, 조용히 침묵하는 절도가 있어야 한다. 술자리를 빌려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상대방에게 상처를 준 뒤 다음 날 기억을 못하는 행동은 하지 말자. 술이 깨고 난 뒤에 ‘내가 왜 그랬지’라는 후회를 하지 않으려면, 제3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행동을 살피고 말을 해야 한다.
네 번째, 존경하거나 사양하거나 감사할 때마다 즉시 행동으로 표현하여 절을 하거나 말을 해야 한다. 술을 권할 때는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고, 덕담을 주고받으며, 기분 좋게 권하자. 술을 받는 사람도 무심히 따르는 술잔만 받을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한번 쳐다보고, 미소를 머금어보자.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기분 좋아지는 술자리가 될 것이다.
김유경 푸드디렉터 foodie.angela@gmail.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