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형편을 견디지 못해 마트에서 식료품을 훔친 이른바 ‘인천 장발장 사건’ 현장에서 부자(父子)에게 현금 2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네고 재빨리 사라진 시민은 60대 사업가로 확인됐다.
18일 인천중부경찰서는 이날 중구 영종지구대에서 박춘식(66)씨에게 경찰서장 명의의 감사장을 전달했다.
박씨는 지난 10일 오후 4시10분쯤, 인천 중구 영종하늘도시의 한 마트에서 우유와 사과 등을 훔치다 직원에게 걸린 A(34)씨와 아들 B(12)군에게 현금 2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넨 뒤, 재빨리 사라진 인물이다. 앞서 그는 마트 주인의 선처에 훈방을 결정한 영종지구대 소속 이재익(50) 경위가 국밥을 사주는 모습까지 지켜본 뒤,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빼와 이들 부자에게 줬다.
박씨는 돈을 돌려주려 따라온 B군에게 “그냥 가져가라”고 거절한 뒤, 그대로 사라졌다.
마트 주인의 선처에 국밥을 사준 경찰, 그리고 현금을 건넨 박씨의 모습이 마치 영화 같은 이야기를 만들면서 뉴스 시청자와 누리꾼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이후 부자를 돕고 싶다며, 각종 생활물품을 기부하는 시민들의 선행으로도 이어져 훈훈한 감동을 자아냈다.
경찰은 수소문 끝에 박씨의 인적사항을 확인했다.
박씨는 감사장을 받는 자리에서 “우유를 구입하려 마트에 들렀다가 우연히 부자의 사건처리 과정을 지켜보고는 감동했다”며 “부자를 돕기로 마음먹고 20만원을 뽑아 국밥집을 찾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외를 오가는 사업가로 알려졌으며, 쏟아진 관심이 다소 부담스러웠는지 언론 인터뷰는 사양했다.
김봉운 중부경찰서장은 “선생님의 따뜻한 선행 덕분에 추운 겨울날 많은 시민이 희망과 따뜻함을 느꼈다”고 감사인사를 건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6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장발장 부자의 얘기가 많은 국민에게 큰 감동을 줬다”며 “흔쾌히 용서해 준 마트 주인, 부자를 돌려보내기 전 국밥을 사준 경찰관, 이어진 시민들의 온정은 우리 사회가 희망이 있는 따뜻한 사회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 경위에게 민갑룡 경찰청장 명의의 표창을, 함께 출동한 김두환(34) 순경에게는 이상로 인천지방경찰청장 명의의 표창을 수여할 예정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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