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강모(28)씨는 입사 후 첫 월급으로 명품 브랜드 목걸이를 구입했다. 평소 짠순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쓸데없는 소비를 하지 않고 초저가나 특가 상품만을 찾아 구매하는데, 꼭 갖고 싶었던 명품 브랜드 가방이나 액세서리에는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강씨는 “중저가 10개 살 걸 안 사고 아끼다가 명품 브랜드 제품을 1~2개를 사는 편”이라며 “소장하고 싶은 명품을 하나씩 구매하는 재미도 있고 가격은 다소 비싸더라도 투자할 가치가 있을 만큼 심리적 만족감이 높다”고 말했다.
프리미엄이나 럭셔리 상품을 소비하고, 이를 자랑하며 자존감을 높이는 이른바 ‘플렉스(Flex)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
지금껏 명품 시장은 상대적으로 지갑이 두터운 중년층이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30대를 넘어 20대도 빠르게 명품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예전과는 조금 다른 양상이다. 평소 냉정할 만큼 최저가를 찾으며 합리적 소비를 하던 2030 밀레니얼 세대가 명품 등 고가의 상품을 구매하며 욕망을 표출하는 ‘플렉스’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온라인몰에서도 젊은 세대들이 명품 시장에서 큰 손으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 대표 온라인마켓플레이스 옥션이 최근 한달(11/11~12/11)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30대의 명품 수요를 조사한 결과, 명품가방은 60%, 명품신발이 41%, 명품의류와 명품시계는 각각 38%, 36% 판매가 늘었다. 4050대의 명품가방 구매는 같은 기간 29%, 신발은 30%, 의류와 시계는 21%, 15%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최대 두 배 이상 신장률이 높은 셈이다.
옥션 관계자는 “최근 들어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플렉스했다’라는 말이 하나의 유행어가 될 정도로 이들의 명품 소비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며 “온라인몰에서도 가방, 신발, 액세서리 등 명품 카테고리 전반에 걸쳐 2030 세대 수요가 크게 오르고 있는데, 내년에도 초저가 아니면 고가 시장이 주목받을 것이라는 전망에 비추어볼 때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마켓에서도 2030대의 명품 사랑이 이어졌다.
품목별로 여성가방은 최근 한달(11/11~12/11)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69% 크게 올랐고, 남성가방은 98%, 의류는 114%, 시계와 신발은 각각 62%, 59% 늘었다.
이처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명품 등의 고가 상품이 주목을 받자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를 비롯해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명품과 관련된 마케팅이나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이번 달 31일까지 ‘홀리데이 세일’을 열고 명품 브랜드 제품을 할인 판매한다. 30여개 브랜드가 참여하며 일부 상품을 최초 판매가 대비 최대 70% 할인 판매해 연말연시 해외여행을 즐기는 2030대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9월, 명품 구매, 착용 예약을 할 수 있는 ‘롯데 프리미엄몰’을 열었다. 해외 유명 브랜드, 컨템포러리 의류 등 고가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월 상품이나 병행 상품이 아닌 백화점과 동일한 정상 상품을 판매해 호응을 얻고 있다.
해외직구로 명품을 구매하는 2030대 소비자들도 많아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명품을 감별해주는 서비스도 생겨났다.
G마켓과 옥션은 지난 7월 명품 감정 기관인 ㈜한국동산감정원의 전문 감정사들과 함께 진품을 확인하는 ‘명품 감정 서비스’를 오픈했다. 해외직구 제품 소개 페이지에 명품 감정 서비스가 명시되어 있는 품목은 상품 수령 후 7일 내 서비스 신청을 하면 된다. 배송비를 제외한 감정 서비스 비용은 무료이며, 정품 확인 시 보증서 발급, 가품인 경우 구매 금액의 200% 환불이 진행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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