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길도 쓸쓸했다… ‘성북 네 모녀’ 무연고 장례

장례 맡을 유족 없어 구청이 상주/ 성북동 주민 등 30여명 모여 추모/ “서로 무관심했던 삶… 마음 아파”

지난달 숨진 채 발견된 ‘성북 네 모녀’의 장례식이 한 달여 만인 10일 쓸쓸히 치러졌다. 고인들의 친인척도 방문하지 않는 등 이들의 장례를 맡을 유가족이 없어, 장례식은 서울시 공영장례조례에 따라 무연고자에 대한 공영 장례로 구청이 주관했다.

성북구청 등에 따르면 ‘성북 네 모녀’의 장례식이 이날 오전 서울 강북구 소재 서울좋은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상주 역할은 구청 직원과 성북동 주민이 맡았다. 구청 관계자는 “고인 중 어머니의 형제, 자매들에게 연락했다”며 “이들에게서 여건이 어려워 참석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장례식에는 성북구 주민과 ‘성북 네 모녀 추모위원회’ 관계자, 구청 직원 등 30여명이 모여 추모했다. 최돈순 성북나눔의집 신부는 조사에서 “평생을 외롭게 살다 삶의 마지막 순간마저도 혼자일 수밖에 없었던 외로운 죽음에 가슴이 아프다”며 “살아가는 것도 걱정이지만 죽음마저 걱정이 돼버린 우리들의 삶을 바라본다”고 말했다. 김육영 성북동주민자치회장도 “성북동에 1만7000여명이 거주하는데 서로에게 너무 무관심하며 살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성북 네 모녀''의 장례식이 열린 10일 오전 서울 강북구 서울좋은병원 장례식장에서 추모위원회 관계자가 위패를 옮기고 있다. 숨진 이들의 장례를 맡을 유가족이 없어, 장례식은 서울시 공영장례조례에 따라 무연고자에 대한 공영 장례로 구 청이 치렀고 상주 역할은 구청 직원과 성북동 주민이 맡았다. 연합뉴스

장례식장에는 추모객들이 고인들에게 포스트잇으로 편지를 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포스트잇 30여장에는 “더는 외롭지 않고, 더는 마음 아파할 일 없는 평안한 곳에서 편히 잠드시길 기도합니다”는 등의 문구가 적혔다. 4명의 시신은 발인 후 경기 고양시 서울시립승화원에서 화장돼 파주시 ‘무연고 추모의 집’에 봉안됐다.

김청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