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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위해 일했는데… ‘순직 코이카 요원도 국가유공자 예우’ 법률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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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카 국제협력요원, 관련 법률에 '순직' 개념 없어 / 해외 험지에서 근무 도중 숨져도 보상 받을 길 막막 / "나라 위해 일하다 죽었는데… 국가가 예우해줬으면"

 

#1. 설동진씨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소속 국제협력요원으로 카자흐스탄에서 일하던 2004년 9월 숙소에 침입한 2인조 강도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그의 임무는 구한말 조선인들이 강제로 이주한 카라간다시 소재 카라간다국립대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이었다. 당시 나이 30세. 한국에 있던 아내와 네 살배기 딸은 남편, 그리고 아빠를 그렇게 떠나보냈다.

 

#2. 2011년 코이카 국제협력요원이 돼 스리랑카로 파견된 김영우씨는 이듬해인 2012년 10월 불의의 낙뢰사고로 숨졌다. 당시 나이 22세. 대학 시절 자동차 정비학을 전공한 그는 스리랑카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이라는 산간 오지 반다라웰라의 한 기능대학에서 일했다. 안타까운 소식이 국내에 전해지자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김황식 국무총리가 직접 애도의 뜻을 밝혔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과거 설씨나 김씨처럼 코이카 국제협력요원으로 군복무를 대체할 수 있는 제도가 있었다. 병역의무 대상자 중 외국어 구사 능력 등 일정한 자격을 갖춘 지원자를 뽑아 육군 훈련소에서 4주간 군사훈련을 시킨 다음 개발도상국에 파견했다.

 

문제는 사실상 군복무를 하는 것인데도 사망이나 부상 시 보훈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이다. 관련 법률에 ‘순직’이란 개념 자체가 빠져 있었던 탓이 크다. 코이카 국제협력요원의 선발과 복무 등의 근거가 된 ‘국제협력요원에 관한 법률’은 이 제도가 없어짐과 동시에 폐지된 상태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이 남미 페루에서 활동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한마디로 지금의 법률 체계 아래에선 설씨나 김씨 등이 ‘국가유공자’ 대우를 받을 길이 꽉 막혀 있는 셈이다.

 

4일 국회에 따르면 이런 모순점을 해결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 등이 최근 ‘국제협력요원 순직 심사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마련, 발의했다.

 

국제협력요원이란 제도 자체가 지금은 없는 만큼 이 법률안은 과거 국제협력요원으로 일한 사람들만의 권리 구제를 위한 특별법 성격이 짙다.

 

법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과거 코이카 국제협력요원으로 직무 수행 중 사망하거나, 직무 수행 중 또는 퇴직 후 직무로 인한 부상·질병으로 사망한 사람에 대한 순직심사 및 보훈이 핵심 목적이다.

 

 

코이카를 감독하는 외교부에 ‘국제협력요원 순직심사위원회’를 둬 유족이 순직심사를 청구하는 경우 이를 심사해 순직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순직으로 인정되면 그 유족은 순직 군경이나 재해사망 군경의 유족으로 간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대표 발의자인 원 의원측은 “국제협력요원은 그간 국위 선양에 기여한 공이 매우 큼에도 제도 폐지로 인해 법적 근거가 사라지면서 국제협력요원이 복무 중 순직한 경우 보훈 대상에서도 빠져 유족이 합당한 보훈 및 예우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동안 설씨와 김씨 등의 유족은 순직 인정을 받아내기 위해 코이카, 외교부, 국가보훈처, 그리고 병무청까지 백방으로 뛰어다녔으나 허사였다. 이들은 “물질적 보상을 바라는 게 아니라 나라를 위해 일하다 죽은 만큼 국가가 최소한의 예우를 해줬으면 하는 것”이란 입장이다.

 

다행히 유족이 제기한 민원을 검토한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7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순직심사도 하지 않은 건 문제”라며 외교부에 특별법 제정과 조속한 순직심사를 촉구하면서 실마리가 풀리는 중이다. 당시 외교부는 권익위에 “특별법 제정 권고를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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