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형법에 음란물 ‘반포’? 음란물이 무슨 훈민정음인가 [뉴스+]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인쇄 메일 url 공유 - +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 등 개정안 제출 / 반포는 '널리 알려야 하는 의도'와 불가분 / 그냥 단순히 퍼뜨린다는 뜻의 '유포' 적절

 

‘반포’ 하면 서울 강남의 한 동네 이름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 다음은? ‘조선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했다’거나 ‘신라 법흥왕이 율령을 반포했다’고 할 때의 그 반포가 아닐까. ‘1443년 훈민정음 창제, 1446년 훈민정음 반포’는 한국인이 학창시절 국사 시간에 귀가 닳도록 듣고 또 외운 설명이다.

 

‘세상에 널리 퍼뜨려 모두 알게 하다’는 뜻의 반포(頒布)는 정작 훈민정음 반포처럼 역사적 사실을 서술할 때 말고 일상생활에선 잘 쓰이지 않는 단어다. 너무 어려운 한자어라는 점이 이유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우리 형법에 이 ‘반포’가 들어간 조항이 딱 하나 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형법 제243조는 음화 반포 등에 관한 조항이다. ‘음란한 문서, 도화, 필름 기타 물건을 반포, 판매 또는 임대하거나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우리는 훈민정음 반포 말고는 반포라는 말을 거의 쓰지 않다 보니 반포 하면 거의 훈민정음 못지않게 가치가 높은 무언가를 널리 알리는 ‘엄숙한’ 행위부터 떠올리기 쉽다. 그런데 정작 음란한 책이나 그림, 사진 등을 널리 알리는 행위를 반포라고 표현하다니, ‘훈민정음과 음화가 동급인가’ 하는 생각에 쓴웃음이 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정치권에서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한 듯하다.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 등 국회의원 10명이 최근 형법 제243조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신 의원 외에 같은 당 김동철, 김삼화, 김수민, 오신환(원내대표), 이동섭, 이태규, 정운천, 채이배, 최도자 의원이 동참했다.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 뉴스1

 

개정안은 형법 제243조에서 ‘반포’를 ‘유포’로 교체하는 것이 핵심이다. 유포(流布)란 ‘세상에 널리 퍼짐’, 또는 ‘세상에 널리 퍼뜨림’이란 뜻이다.

 

신 의원 등은 개정안을 낸 이유를 설명하며 음란한 책이나 그림, 사진 등을 널리 퍼뜨리는 행위에 ‘반포’라는 표현을 쓰는 게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개정 의견서에서 “최근 스마트폰 등의 대중화로 디지털 성범죄가 급증함에 따라 불법 영상물이나 음란물 등을 유포한 자에 대하여 처벌 규정을 두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 경우 ‘유포’와 ‘반포’라는 용어를 혼재하여 사용함으로써 국민들에게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유포’의 사전적 의미는 ‘세상에 널리 퍼뜨리는 것’인 반면 형법 제243조에서 사용하고 있는 ‘반포’는 ‘세상에 널리 퍼뜨려 모두 알게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반포한 자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하며 ‘한자를 모르는 백성들도 쉽게 익혀 편안하게 쓰고자 한다’는 취지의 의도를 밝힌 것처럼 반포는 그 의도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뜻이다.

 

반면 유포는 그런 ‘거창한’ 의도 없이 그냥 널리 퍼뜨리는 단순 행위만을 지칭한다. 신 의원 등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의도(반포)와 무관하게 단순히 퍼뜨리는 행위(유포)만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도록 법 조문을 보다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오피니언

포토

고윤정, 역시 모태 미인…비즈 드레스 입고 여신 미모
  • 고윤정, 역시 모태 미인…비즈 드레스 입고 여신 미모
  • ‘구구단’ 출신 소이, 8월 결혼 발표…“끊임없이 웃고 있는 제 모습 발견”
  • 송혜교, 우아한 미모
  • 경리, 화이트룩 입고 능소화 아래 한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