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물론 중국과 일본의 고지도들을 살펴봐도 독도는 명백한 우리 영토입니다.”
한국영토학회 회장인 이상태 국제문화대학원대학 석좌교수는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회 독도국제포럼’에서 독도가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한국의 고유한 영토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동아시아 고지도로 보는 독도 영유권’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중국과 일본, 한국 고지도에 독도가 표기된 사례를 소개했다. 이 교수는 “한국과 중국의 고지도는 물론 300여종의 일본 근대지도 중 3분의 1가량은 독도를 한국 영토로 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중국 고지도 중에서 독도를 표기한 최초 사례는 왕반(王泮)이 1594년 제작한 여지도(輿地圖)이다. 여지도에는 지금의 울릉도는 ‘울릉도’(鬱陵島)로, 독도는 ‘정산도’(丁山島)로 표기돼 있다. 이 교수는 “당시 독도는 우산도(于山島)로 불렸는데 ‘우’를 ‘정’으로 잘못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나라 강희제가 프랑스 선교사들을 동원해 10년에 걸쳐 측량한 뒤 1718년 제작한 황여전람도(皇輿全覽圖) 역시 독도를 조선 영토로 표기했다. 이 지도 속 프랑스 장 밥티스트 레지 신부가 제작한 ‘조선도’에는 울릉도가 ‘완릉도’로, 독도는 천산도(千山島)로 표기돼 있다. 청이 1845년 제작한 여덟폭 병풍지도 만국대지전도(萬國大地全圖) 역시 독도를 천산도로 표기하고 있다.

일본이 독도로 추정되는 섬을 처음 표기한 때는 682∼796년 사이다. 당시 교기(行基)는 일왕의 명을 받아 일본 최초 전국도를 제작했는데 일본 본토 북쪽에 한당(韓唐)이라는 지명이 나온다. 이 교수는 “교기도에는 ‘이 나라에는 사람이 없다’는 부기가 있고, 조선의 강원도 쪽에 붙여 표기했다”며 “일본에서는 이를 근거로 독도가 자기들 영토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는데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에도막부가 최초로 전국을 실측해 1821년 제작한 대일본연해여지노정전도(大日本沿海與地路程全圖)에서는 시마네(島根)현 북부 오키섬까지 나타내고 있지만 울릉도와 독도는 측량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시마네현이 독도를 불법적으로 편입 고시한 1905년 2월 이후 편찬된 일본 박문국의 ‘한국지도’에서는 독도를 죽도(竹島)로 표기했지만 일본 영토가 아닌 한국 영토로 표시하고 있다고 이 교수는 강조했다. 일본이 태평양 전쟁 패전 후 1951년 샌프란시스코 조약 체결 때 제출한 ‘일본영역도’에서도 독도는 일본 영역이 아닌 한국 영역으로 나타나 있다. 이 교수는 “2년 뒤 일본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 이와 관련한 질의가 나왔을 때 외무성 조약국장은 ‘연합군사령부가 점령 정책상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에서 독도를 제외시켰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고 전하며 “일본 외무성도 독도는 일본 땅이 아니라 한국 땅이라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독도가 처음 등장하는 한국 고지도는 조선 성종 재위 때인 1481년 복구된 ‘팔도지도’다. 울릉도는 무릉도로 표기돼 있고 독도는 울릉도의 서쪽에 우산도로 표시돼 있다. 이 교수는 “팔도지도를 수록하고 있는 세종실록지리지가 1443년 편찬됐다는 점에서 우리 고지도의 최초 독도 표기 시점은 40년 더 앞당겨져야 한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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