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청와대 국정감사는 야당 의원과 청와대 고위관계자들 간의 날선 공방이 주를 이뤘습니다. 고성이 자주 오간 탓에 찡그린 표정을 짓고 흥분한 모습도 여러번 노출됐습니다. 하지만 이날 드물게 청와대 인사들이 웃음보가 터진일이 있습니다.
민주평화당 조배숙 원내대표는 이날 문재인정부의 잘한 것과 못한 것을 꼽아달라고 질의했습니다. 조 원내대표는 “며칠 뒤면 문재인정부 임기가 반환점을 돈다. 노 실장 생각에 이 정부가 제일 잘한 것은 무엇이고, 가장 잘못한 정책은 무엇인가”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노 실장은 잘한 것에 대해서는 곧장 대답했습니다. 노 실장은 “가장 잘한 것이라면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을 제거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잘못한 것에 대한 대답은 다소 뜸을 들였습니다.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몇 초 간의 침묵이 흐르자 노 실장뿐 아니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그리고 뒷자리에 앉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등도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일부 여당 의원들도 함께 웃었습니다.
노 실장은 이후 “가장 잘못했다라고 한다면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조 원내대표는 “잘못한 게 없나”라고 되물었습니다. 그러자 노 실장은 “그건 아니고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조 원내대표는 “이거 굉장히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노 실장은 “‘가장 잘못한 것’이라고 말씀을 하셔서…”라고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잠깐의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나타나는듯했지만 조 원내대표는 웃음기 씻고 문재인정부 실책을 비판했습니다. 조 원내대표는 “리얼미터에서 여론조사에서 가장 잘못한 정책은 경제, 그다음 인사인데,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특히 경제문제에 있어서도 그렇고 인사도 그렇고 심각한 갈등과 분열의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를 인용했습니다. 조 원내대표는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분 한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고 했는데 굉장히 그때 좋은 인상을 받았고, 또 국민통합에 강한의지를 보여줬다”면서도 “그런데 지금 하시는 것을 보면 국민의 분열과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조 원내대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이후 청와대에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그는 “조 전 장관 사태는 사과하셨다지만 이런 경우에 있어서 사과로 끝날일은 아니라는 생각”이라며 “누군가 책임을 져야하는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그냥 말뿐이고 진정성이 없다”고 질책했습니다.
노 실장은 이에 대해 “소통을 강화하는 행보가 있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인사에 있어서 지금까지도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만 두루 널리 사람들을 살펴보고 그들을 발탁하는 그런 인사가 돼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