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시림’
울릉도의 자연을 이르는 단어 중에 하나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최고봉인 성인봉(984m)이다. ‘울릉 성인봉 원시림’이란 명칭으로 천연기념물 189호로 지정되어 있다. 오랜 시간 중대한 피해를 입은 적이 없고 경작, 벌목 등 인간의 간섭을 받은 적이 없는 자연에 붙이는 이 명칭은 신생대 화산작용으로 형성된 울릉도의 독특한 자연환경을 대변한다.
원시림은 성인봉의 정상 부근을 가리키는 데 솔송나무, 섬단풍나무 등 울릉도에서만 자라는 나무들로 숲이 이뤄져 있다. 섬노루귀, 섬말나리, 섬바디 등도 이곳에서만 자생하는 희귀식물이다.

도동의 뒷산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섬개야광나무와 섬댕강나무도 울릉도에서가 아니면 볼 수 없다. 5월 정도면 꽃을 피우고, 1m 정도로 자라는 두 나무는 도동의 뒷산의 급한 절벽에 자리를 잡고 있어 보존이 잘 되어 있다. 도동의 섬개야광나무, 섬댕강나무 군락지는 천연기념물 51호로 보호되고 있다. 솔송나무, 섬잣나무, 너도밤나무도 일본에서는 흔히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울릉도에서만 자라는 수목이다.
울릉도의 자생종이 잘 보호될 수 있었던 것은 육지에서 200㎞ 정도 떨어져 있는 데다, 인구가 적어 개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통의 발달로 관광객이 늘고, 개발도 많이 진행되면서 독특한 생태가 교란의 위험에 처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강한 생명력을 가진 외래종의 유입은 자생종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독도의 경우에는 흙 자체가 부족하고, 풍화·침식으로 토양 발달이 힘들지만 사철나무는 ‘독도 수호목’으로 인정받고 있다. 강한 바람 때문에 높이는 0.5m에 불과하고 가지가 거의 땅에 붙은 채 퍼져 있는 형태다. 문화재청은 “독도에서 현존하는 수목 중 가장 오래된 나무라는 의미 뿐만 아니라 국토의 동쪽 끝 독도를 100년 이상 지켜왔다는 영토적·상징적 가치가 크다”며 2012년 10월 천연기념물 538호로 지정했다.
울릉도·독도=강구열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