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 ‘분(分) 단위’로 쪼개는 비즈니스 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15일 코트라(KOTRA) 해외시장뉴스에 따르면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로세오’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1분 단위로 결제 및 이용이 가능한 피트니스클럽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로세오가 개발한 무료 앱 ‘너프원 피트’(Nupp1 Fit)를 다운로드 받은 고객은 로세오와 계약한 피트니스클럽에 방문해 QR코드로 인증하면 해당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이 앱을 통해 이용시간과 금액을 언제든 확인할 수 있으며, 원하는 시점에 QR코드를 재인증해 이용을 끝낼 수 있다. 요금은 실제 시설을 이용한 시간에 비례해 1분 단위로 과금된다.
이 사업 모델은 직접 피트니스클럽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앱을 통한 1분 단위 결제시스템을 도입할 피트니스클럽을 모집하고 앱을 통해 이용한 고객으로부터 얻은 이익 중 30%를 피트니스클럽 측에서 얻는 형태다. 이 서비스는 피트니스클럽과 이용자 모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피트니스를 매일 다니기 어려운 고객 입장에서 앱을 통해 가입비나 월회비 없이 원하는 시간에 필요한 만큼 이용하고 적정한 요금을 낼 수 있다. 9월 기준 너프원 피트 가맹점의 이용요금은 1분당 30엔(약 360원)이다. 가맹점 측도 신규 고객 유치에 도움이 된다. 월회비나 가입비가 초심자의 신규 가입을 막는 걸림돌이 될 수 있는데 이런 부담이 없다. 또 피트니스클럽은 보통 혼자 방문해 이용하는데, 앱 고객은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고객층을 확대할 수도 있다.

너프원은 지난 5월 시작한 이후 약 4개월 만에 일본 수도권을 중심으로 45개 가맹점과 3000명 이상의 개인고객을 유치하는 등 초기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세오 측은 대형 피트니스클럽 체인점 등과의 가맹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향후 골프연습장과 실내 클라이밍 연습시설 등 다양한 체육시설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일본 최대 철도 기업인 JR동일본(JR東日本)은 신규사업으로 전철역 내 임대부스를 운영하며 ‘분 단위’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이 기업이 운영하는 스테이션 워크(Station Work)는 개별 부스형 공유 오피스다. 유동인구 및 환승노선이 많은 전철역 안에 설치돼 있으며, 고객은 이용시간을 15분 단위(약 1800원)로 선택해 교통카드로 결제한 뒤 이용할 수 있다.
외근이나 비즈니스 상담을 앞둔 자투리 시간에 면담 내용이나 자료 점검을 하려는 직장인의 수요가 많은데 기존에는 커피숍이나 패밀리레스토랑에서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스테이션 워크는 방음이 완벽하게 이뤄지고, 비즈니스 자료 점검에 최적화된 장비가 내장도 있는 데다 이용자가 이동시간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전철역 안에 설치돼 있다.

스테이션 워크는 지난 8월 처음 도입된 이후 반응이 좋아 향후 확대 운영될 예정이다. 지난달 말 현재 유동인구가 많은 도쿄 내 4개 역에 설치돼 있는데 1개월 만에 2500명 이상이 이용했다. 내년까지 도쿄 내 30개 역으로 확대 설치할 예정이며, 연간 매출액은 1억엔(약 1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트라 후쿠오카무역관은 “기존 일본 시장에서는 월 단위, 일 단위, 시간 단위로 서비스를 공급하는 형태가 주를 이뤄왔으나 ‘분 단위 비즈니스’는 서비스 공급자, 이용자 양쪽에 장점이 많아 향후 여러 방면에서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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