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종(사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외교부의 주(駐)유엔대표부 소속 과장급 직원인 A서기관에게 의전 실수를 했다는 이유로 서류를 던지고, 무릎을 꿇게 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 “무릎 꿇게 했다” VS “스스로 꿇은 것”
4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의 뉴욕 UN(유엔)총회 참석 당시, 김 2차장이 외교부 소속 A서기관을 무릎 꿇게 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김 차장이 서기관급 외교관을 무릎꿇렸다는 주장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김 차장의 질책이 지나쳤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A서기관은 3일(현지시간) 주유엔대표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그 상황에서 부당하거나 불편하다고 느꼈다면 보고했을 텐데 그런 건 없었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외교부 직원이 의전 실수 경위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사죄하며 무릎을 꿇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차장, 외교부 실수로 정상회담 참석 못하자 불같이 화내
앞서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한·폴란드 정상회담에 배석하려던 김현종 차장은 실무진의 의전 실수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당시 청와대 측은 “장소가 좁아서 다 참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김 차장의 출입 비표가 잘못되면서 김 차장이 대표단 이동 행렬에서 떨어졌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당시 각국 대표단이 뒤엉켜 현장이 매우 복잡한 상황이었다”며 “김 차장이 급히 의전 담당자의 비표로 바꿔 따라갔지만 결국 늦었다”고 전했다.
이후 김 차장은 의전 담당자인 A서기관을 자신의 숙소로 불러 경위를 확인한 뒤, A서기관에게 서류를 던지며 무릎을 꿇게 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김 차장 업무태도로 주변 사람들 힘들어해…” 목격담 이어져
그동안 김 차장은 외교관들이 중시하는 관례나 전례는 물론 공무원의 지휘 계통도 무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목격담이 줄을 잇고 있다.
김 차장은 외교관 자녀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외국생활을 오래 해, 실무 외국어에 뛰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해외 경험이 적은 실무자들이 쓴 영어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대놓고 면박 주거나 모멸적인 말로 질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김 차장과 업무를 같이 한 관계자는 “야단맞는 사람이 정신 차리기 힘들 정도로 강한 언사를 쏟아낸다”며 “실무급 공무원이 고위 공직자로부터 직접 그런 질책을 당하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최서영 온라인 뉴스 기자 sy2020@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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