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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까맞다’ ‘자신있G1’… 브라운관에 범람하는 ‘한글 파괴’ 자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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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0-03 13:51:31 수정 : 2019-10-03 15:5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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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심의위, 한글날 앞두고 방송언어 오·남용 중점 모니터링…10개 프로그램에 ‘권고’ 의결 / “의미 전달되지 않는 방송언어 ‘범람’”
올해 8월29일 방영된 KBS2 ‘해피투게더’의 한 장면. 우리말 ‘가끔’의 모음 ㅏ를 영어 r로 처리한 한글 파괴 자막이 눈에 띈다. KBS 캡처

‘뚜까맞다’(두들겨 맞다), ‘ㅅrㄴr이는 울ㅈㅣ않ㅇr’(사나이는 울지 않아), ‘자신있G1’(자신 있지)….

 

10대 등 젊은 층이 주로 온라인상에서 쓰는 이 같은 말은 한국 사회에 만연한 한글 파괴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바르고 고운 우리말 사용에 앞장서야 할 방송사들이 이런 신조어 등을 예능 프로그램 자막에 무분별하게 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방송심의소위원회는 한글날을 앞두고 벌인 방송언어 오·남용 중점 모니터링 결과, 지난 2일 인터넷에서 만들어진 각종 신조어나 줄임말, 방송사가 흥미 유발을 위해 만든 조어 등을 방송한 10개 프로그램에 행정 지도인 권고를 의결했다.

 

방송사들의 한글 파괴 자막은 지상파나 종합편성채널, 케이블 채널 가릴 것 없었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는 ‘뚜까맞다’, ‘띵언’(명언) 등을,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은 ‘할말하않’(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 등을 올해 8월 자막에 사용했다. 특히나 공영방송인 KBS2의 ‘해피투게더’도 ‘ㅅrㄴr이는 울ㅈㅣ않ㅇr’ 등을 자막으로 버젓이 내보냈다.

 

종편은 문제가 더 심각했다. ‘5마이 God’(오 마이 갓·Oh my God), ‘억을한’(억울한) 등 조어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쓰고 있었던 것. TV조선 ‘연애의 맛 시즌 2’, JTBC ‘찰떡콤비’, 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와 ‘위대한 수제자’, MBN ‘최고의 한방’이 대표적이다. 케이블 채널인 tvN·XtvN의 ‘놀라운 토요일-도레미 마켓’, tvN·XtvN·올리브네트워크 ‘강식당 2’도 권고 대상에 포함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규칙인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51조 3항에는 “방송은 바른 언어생활을 해치는 억양, 어조 및 비속어, 은어, 유행어, 조어, 반말 등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심의 규정 위반으로 다룬 비속어, 저속한 조어 이외에 비록 명백한 위반 사항은 아니라 할지라도 한글 파괴, 일부 계층이나 일부 세대만 이해할 수 있는 불통 언어, 국적 불명의 언어 등 시청자 재미를 유발하려는 목적으로 대다수 시청자에게 의미가 전달되지 않는 방송언어가 범람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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