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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총상에 분노한 시민들… 홍콩사태 또 격화

입력 : 2019-10-02 19:49:35 수정 : 2019-10-02 21:3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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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피의 빚’ 외치며 보복 다짐 / 도심지역 수천명 운집 규탄 집회 / 노래 합창 “홍콩경찰 살인자” 외쳐 / 동맹 휴학·주말 대규모 시위 예고 / 청즈젠, 수술받고 위험한 고비 넘겨 / 경찰 “시위대 경고 무시… 정당방위”
홍콩 시민들과 학생 400여명이 2일 췬완 지역에 위치한 호췬위 중등학교 앞에서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총을 겨누고 있는 그림이 그려진 손팻말을 들고 전날 이 학교 학생 청즈젠에 대한 총격을 규탄하고 있다. 홍콩=EPA연합뉴스

홍콩 사태가 더욱 과격해질 전망이다. 고교생 총상 사건을 계기로 시위대와 홍콩 정부 간 긴장이 급속히 고조되고 있어서다. 시위대는 ‘피의 빚’을 외치며 보복을 다짐하고 나섰다. 당장 사건 다음날인 2일 수천명 시민이 도심 도로를 점거한 채 “경찰 살인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하는 등 곳곳에서 항의시위가 벌어졌다. 현지 소식통들은 대체로 이번 주말 대규모 시위를 예측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정오 무렵부터 도심 센트럴지역 차터가든에 시민 수천명이 모여 전날 18세 고등학생을 향해 실탄을 발사한 경찰의 폭력 진압행위를 규탄했다. 참석자 대부분은 인근에서 일하는 직장인들로 점심시간을 이용해 항의시위에 참석했다. 또 셩완과 샤틴 지역에서도 시민 수백명이 모여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오후 3시 무렵 도심에서 ‘홍콩에 영광을’ 노래를 합창하며 ‘홍콩경찰 살인자’, ‘홍콩과 함께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지난 6월 9일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시위가 시작된 후 시위 참여자가 경찰이 쏜 실탄에 맞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실탄을 맞은 18세 고교생 청즈젠(曾志健)은 이날 수술을 받고 위험한 고비를 넘긴 상황이다. 그러나 경찰 과잉대응 논란이 벌어지면서 경찰 강경진압 조사를 위한 독립 조사위원회 설치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찰이 총을 쏜 이후에도 제대로 응급조치를 하지 않았으며, 또 응급조치를 취하기 위해 다가온 시위대를 강경진압한 것으로 알려져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홍콩 경찰은 “경찰이 여러 차례 경고했지만, 시위대가 이를 무시해 총을 쏠 수밖에 없었다”며 정당방위를 강조했다.

 

향후 시위 양상은 더욱 폭력적이고 과격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8월 한 여성 시위자가 경찰의 빈백건(bean bag gun·콩주머니탄)에 맞아 실명 위기에 처하자 시위대는 이틀 동안 홍콩국제공항 점거시위를 벌였다. “경찰이 이미 시민에게 총을 쐈으니 우리도 더는 참을 수 없다”는 식의 격렬한 감정이 시위대 내부에 퍼질 가능성이 높다.

 

시위대도 매우 격앙된 감정을 표출하고 있다. 람씨는 “시위대가 무력 사용 강도를 높이더라도 불만을 나타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실탄을 사용한 것은 바로 경찰”이라고 꼬집었다. 20대 창씨도 “이제는 폭력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도 전날 고등학생에게 실탄을 쏜 경찰을 ‘살인자’라고 비난했다. 범민주진영 의원 24명도 공동성명을 내고 “정당방위를 넘어선 공격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홍콩 중고등학생 조직도 이날부터 긴급 동맹휴학에 들어갈 것을 호소했다. 청즈젠이 다니는 췬완 지역 호췬위 중등학교 재학생과 시민 400여명은 이날 오전 학교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본격적인 대규모 항의시위는 주말쯤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시위대가 전열을 재정비하는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시위 추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주말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이미 텔레그램 등에서는 주말 시위를 알리는 메시지들이 나돌고 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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