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독주 즐기던 러시아인들은 왜 술을 줄였을까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 오늘의 HOT 뉴스 , 킬러콘텐츠

입력 : 2019-10-02 11:16:04 수정 : 2019-10-02 11:19:54

인쇄 메일 url 공유 - +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보건기구(WHO)는 러시아인들의 알코올 소비량이 2003년부터 2016년까지 43% 줄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고 1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술을 많이 마시는 국가로 알려져 있었다. 그랬던 러시아가 왜 달라졌을까.

 

술의 제한은 최근 수년간 러시아에서 있었던 가장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은 재임(2008년~2012년) 당시 각종 알코올 통제 조치를 도입했다. 광고 제한, 주류세 인상, 특정 시간 주류 판매 금지 등이다. 이로 인해 수도 모스크바에서는 밤새 보드카, 맥주, 그리고 간식으로 먹는 건어물 등을 파는 매점(kiosk)들이 사라진 지 오래다. 이제 배달 회사를 통하거나 가게에서 직접 오후 11시까지만 술을 살 수 있다. 심지어 과거에는 술로 분류되지도 않았던 맥주를 사는 일도 마찬가지로 제한을 받는다. 거리에서 술을 마시는 것도 금지됐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규칙을 지킬 정도로 경찰이 벌금을 부과하는 경우도 흔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규제에 더해 러시아 내 중산층의 확대와 함께 건강한 삶을 살자는 바람도 동시에 일었다. 많은 러시아인들이 그들의 유럽·미국 카운터파트, 그리고 그들의 대통령(블라디미르 푸틴)처럼 점차적으로 건강을 의식하고 있다고 BBC는 평가했다.

 

러시아인들이 술을 줄이자 긍정적인 영향도 함께 나타났다. 2003년부터 2018년까지 러시아에서 알코올 소비가 감소하며 사망률도 따라 떨어졌다. 그 결과 2018년 러시아인들의 기대수명은 남성 68세, 여성 78세로 역사적 정점에 도달했다.

 

WHO는 러시아에서의 알코올 소비 감소는 기대수명의 현저한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WHO는 보고서에서 ”알코올 소비는 러시아에서 사망의 주 요인 중 하나로 오랫동안 인식돼 왔다”며 “특히 경제 활동을 하는 연령의 남성들 사이에서 그랬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계도 있다. BBC는 음주 패턴은 건강뿐만 아니라 부와도 연관돼 있다고 지적했다. 큰 도시로부터 떨어진 가난한 지역사회에서는 값싼 술 대용품과 집에서 만든 알코올을 마시는 일이 여전히 흔하다는 것이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샤오팅 '완벽한 미모'
  • 샤오팅 '완벽한 미모'
  • 이성경 '심쿵'
  • 전지현 '매력적인 미소'
  • 박규영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