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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부는 체험 마케팅 바람 "일단 한번 써봐"

입력 : 2019-09-27 03:00:00 수정 : 2019-09-26 21: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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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체험’이 마케팅의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보다 성능을 통해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27일 코트라(KOTRA)의 해외시장 뉴스에 따르면 최근 일본에서 체험형 마케팅이 생활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개별 제품이나 서비스가 갖는 기능적인 가치를 소비하던 ‘모노쇼히’(もの消費, 물건소비)에서 매력적인 서비스나 공간 등 디자인된 시간을 소비하는 ‘고토쇼히’(こと消費, 경험소비)가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일본이 호텔이나 온천료칸 등에서는 다이슨 드라이기 설치가 늘어나고 있다. 기존에는 온천욕을 마친 뒤 머리를 말리는 고객들에게 호텔이나 료칸에 있는 드라이기는 ‘바람이 너무 약하다’는 편견이 있었다. 그러나 다이슨 드라이기의 강력한 건조기능을 사용해보고 마음에 들어 사고 싶어지고, 호텔이나 온천 로비에서 바로 판매하고 있어 구매로 이어진다. 평소 고가품이라 망설이던 소비자도 손쉽게 구매를 유도해 수익을 확대하는 ‘체험형 마케팅’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체험형 마케팅을 중개해주는 플랫폼 스타트업도 등장했다. 올해 2월, EY신일본 유한책임감사법인이 기획한 ‘향후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스타트업’에 표창하는 ‘EY 이노베이티브 스타트업 2019’에 ‘쿼터’(quatre)사가 선정돼 주목을 받았다. 2014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프로모션 지원사업을 주로 하며, ‘체험형 마케팅을 진행하고 싶은 브랜드’와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각종 시설’을 온라인으로 매칭하는 서비스 ‘에어카탈로그’(aircatalog)의 비즈니스 모델로 호평을 받았다. 체험형 마케팅을 진행하고 싶은 메이커는 상품을 배포하고자 하는 사람 수나 성별 등 조건을 에어 카탈로그 내에서 설정한다. 이후 상품을 비치하고 싶은 시설(숙박시설, 상업시설, 사무실, 의료기관 등)을 웹사이트상에서 골라 승인을 받으면 1주일 내로 샘플이 시설로 전달된다. 소비자가 일상생활 속에서 상품체험 기회를 제공 받아 ‘사용해보고 마음에 들면 구매’하는 것이 가능하다. 샘플을 제공하는 기업 또한 타깃층에 맞는 시설에 체험형 마케팅을 실시할 수 있어 판매 확대에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미용실, 부동산 사무실 등 서비스 상점이 유통 판매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최대 가전양판기업 야마다덴키는 타 업종과 제휴해 타깃 고객층에 판매하는 것을 새로운 수입원으로 하고 있으며, 이러한 ‘숨겨진 가전양판점’이 새로운 판매 채널이 되고 있다. 구체적인 방법은 월 1만엔의 회비를 야마다덴키의 자회사이자 가전 도매 상사인 ‘코스모스 벨리즈’에 지불하면 야마다덴키의 가맹점인 타 업종은 야마다덴키와 거의 동등한 가격으로 가전을 사들일 수 있다. 즉 미용실을 운영하면서 미용가전을 가전양판점과 동일한 가격으로 매입해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다. 부동산 사무실은 새로 이사하는 고객에게 필요한 가전을 제안해 판매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가맹점은 재고 리스크를 피하면서 새로운 수익의 기회를 기대할 수 있고 야마다덴키 또한 수입을 확대할 수 있다.

 

‘코스모스 벨리즈’의 담당자는 “고객의 니즈를 타 업계를 통해 데이터화해서 축적하면 보다 효율적인 판매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코트라 도쿄무역관은 전했다. 

 

현재 일본 국내 가전시장 규모는 7조엔 정도로 60~70%는 야마다덴키 등 가전양판점을 통해 판매가 이뤄진다. 그러나 최근 아마존, 라쿠텐 등 인터넷 쇼핑몰 이용자가 점차 늘고 있어 코스모스 벨리즈사의 추계에 따르면 가전양판점 수는 정점에 달했던 1982년 7만1000개 점포에서 2020년 말 1만2850개 점포로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코스모스 벨리즈의 가맹점이 2018년 말 3793개 점포로 전년대비 3% 증가하며 ‘숨은 가전양판점’인 미용실, 부동산회사 등에서 점원이 최적의 고객에게 밀착 소개해 구매로 이어지게 만드는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코트라 도쿄무역관은 “남들이 많이 사용하는 제품보다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구매하게 되면 기존 브랜드 인지도의 영향력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즉,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들에는 체험형 마케팅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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