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이란산 석유를 운반한 중국 기업과 중국인을 적발해 제재 대상에 올렸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시설 피격 이후 미국이 이란에 대한 압박을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재무부가 25일(현지시간) 이란산 석유 수입과 관련한 미국의 제재를 위반한 중국 기업 6곳과 중국인 5명을 새로 제재 목록에 추가했다고 AFP 통신 등이 전했다. 중국원양해운의 자회사 2곳과 콩코드 석유, 페가수스 88 유한공사, 쿤룬 해운, 쿤룬 지주회사 등 4곳, 중국인 5명이 제재 대상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뉴욕 유엔총회의 이란 핵 반대 정상회의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의 제재를 어기고 고의로 이란으로부터 석유를 수송한 일부 중국 단체에 제재를 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가 지난해 대(對)이란 제재 복원 이후 이란의 석유와 관련한 가장 큰 제재 조치 중 하나”라고 말했다.
미국이 압박을 강화하자 이란은 미국과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제재 발표 이후 유엔총회 연설에 나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제재하에서 어떤 협상도 우리의 반응은 부정적”이라면서 “협상 시작을 위해 제재를 멈춰라”고 촉구했다.
그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에 대해 “기념사진은 협상의 첫 번째가 아니라 협상의 마지막 단계”라면서 “‘역사상 가장 가혹한 제재’를 가하는 것을 자랑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진정성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받게 된 중국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적법한 권리와 모든 당사자 간 이해관계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무자비한 제재의 막대를 휘두르고 있다”며 “이는 국제 관계 기본 규범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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