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국종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항소심 당선무효형 판결과 관련해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19일 대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 지사에 대한 탄원서를 쓰게 된 이유로 ‘선진국형 중중외상환자 치료체계’ 도입을 거론했다. 이 지사와 함께 추진 중인 ‘24시간 닥터헬기 도입 사업’ 추진에 대한 우려를 직접 표명한 것이다.

◆이국종, 자필 탄원서에서 ”이 지사 실형 확정 되면 ‘닥터헬기 도입‘ 먹구름”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교수가 제출한 자필 탄원서는 10쪽 분량이다. 이 교수는 “이 지사에 대한 판결은 경기도민의 생명과 안전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깊이 헤아려 주셔서 도정을 힘들게 이끌고 있는 도정 최고책임자가 너무 가혹한 심판을 받는 일만큼은 지양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
앞서 이 지사는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지난 6일 열린 2심 항소심에서 유죄로 판단,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이 교수는 탄원 이유와 관련해 “차가운 현실정치와 싸워가며 도민의 생명을 지키는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선진국형 중중외상환자 치료체계’ 도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현직 도지사에 대해 대법관분들이 베풀어 주실 수 있는 마지막 관용인 동시에 여러 중증외상환자를 위한 중단 없는 도정을 위한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탄원서를 통해 “선진국형 중증외상 치료 제도 구축이 기존 체계와 이해당사자들의 반발로 방향성을 잃고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할 때, 이 지사가 생명존중을 최우선 정책순위에 올리고 어려운 정책적 결단과 추진력을 보여줬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 지사의) 직설적인 업무 추진 방식과 빠른 실행력이 오히려 혐의 사실에 악영향을 줬을지 모른다는 추측을 하게 된다”라며 “(소년공 시절 부상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심하게 변형된 이 지사의 팔꿈치를 봐달라”고 호소 하기도 했다.
◆김훈 ‘칼의 노래’ 빗대어 이재명 ”이순신 ‘몸’에 비유, ‘사직(社稷)’을 ‘경기도정’에 빗대”
이 교수는 이 지사의 재판 과정에 대해 소설가 김훈의 작품 ‘칼의 노래’에서 이순신 장군이 압송돼 취조받을 당시의 한 장면을 인용하면서 “종사관 김수철이 ‘전하, 이순신 제독(통제공) 죄를 물으시더라도 그 몸을 부수지 마소서, 제독(통제공)을 죽이시면 사직(社稷)을 잃을까 염려되옵니다’”라고 말한 대목을 언급했다. 이어 이 교수는 “‘몸’은 ‘이 지사에 대한 사법처리 결과’, ‘사직’은 ‘경기도정 전체’에 해당한다”고 비유했다. 이 지사가 실형을 받게 되면 경기도정 전체가 흔들린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이 지사를 ‘불가항력에 가까운 현실의 장애물을 뚫어내면서 도민을 넘어 대한민국 국민의 허무한 죽음들을 막아내고 있는 능력이 출중한 행정가’이자 진정성 있는 조직의 수장이라고 믿는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민 생명을 수호할 수많은 정책을 추진해 우리 사회 발전에 밑거름이 되도록 선처를 부탁드린다”도 했다.

◆중증 외상외과 전문의 이국종, 이재명과 손잡고 경기도 중심 숙원’24시간 닥터헬기 운용 체계 도입‘ 추진해…
한편, 경기도의회도 여야 의원 120여명이 1심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한 데 이어 2차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염종현(부천1) 대표는 “2차 탄원서를 준비하고 있다”라며 “10월 중순 회기가 시작되면 의원들과 함께 논의해 탄원서 서명을 받을 계획”라고 했다.
이 교수는 이 지사와 손잡고 24시간 닥터헬기 도입을 비롯한 중증외상환자 치료체계 구축에 매진해 왔다.
이 교수는 이 지사와 지난 6월 경기도 내 학교운동장과 공공청사가 올해 하반기 도입되는 ‘응급의료전용헬기 이·착륙장 구축’을 도입 했는데, 협약에 따라 이들 기관은 중증외상환자 치료의 골든아워를 확보해 사망률을 줄이는 데 협력하기로 하고 닥터헬기로 중증외상환자를 이송할 때 학교운동장과 시군 공공청사를 활용하게 됐다.
이 지사는 이 자리에서 생명 구조상황을 고려해 헬기 이·착륙에 따른 소음 등 민원 발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하며 “긴급재난 시 헬기 착륙으로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경기도가 책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8월에 경기도는 닥터헬기를 24시간 운영하기 하기 위해 경기소방재난본부 소속 구조구급대원 6명을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 파견하는 등 소방시스템과 연계했다.
이와 더불어 헬기제공자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협력해 닥터헬기 정식 운항을 위한 훈련을 실시했다.
2011년 9월 2대로 출발한 닥터헬기는 2013년 2대, 2016년 2대가 추가로 운항을 시작했으며 지난해 말까지 누적 환자 총 7200여 명을 이송하는 등 중증 응급환자 생존율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기존 닥터헬기는 안전성을 고려, 주간(일출~일몰)에만 운영 했으나 경기도 닥터헬기는 중증 응급환자 발생 시 24시간 출동하는 시범사업을 하게 된 것이다. 이를 위해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구조대원 6명이 아주대병원으로 파견돼 24시간 출동 대기하게 됐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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