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를 둘러싸고 청와대와 검찰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청와대는 6일 ‘내란음모’ ‘조직폭력배’ ‘마녀사냥’ 등의 험구를 동원해 검찰 수사를 성토했다. 한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조 후보자의 의혹을 수사한다는 구실로 20∼30군데를 압수수색 하는 것은 내란음모 수준”이라며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 오는 게 두려운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인사청문회를 앞둔 후보자에게 검찰이 마치 조직폭력배를 소탕하는 것처럼 일제히 압수수색을 하는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라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한 선임행정관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검찰을 향해 “미쳐 날뛰는 늑대마냥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물어뜯겠다고 하얀 거품을 물고 있다. 마녀사냥”이라고 했다가 계정을 폐쇄했다.
청와대는 이번 수사를 권력기관 개혁 완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과제를 부여받은 조 후보자를 겨냥한 검찰의 ‘집단반발’로 보고 있다. 조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된 뒤에도 검찰이 수사 강도를 높일 경우 청와대와 검찰 간 긴장감은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를 엄호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검찰이 조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기 위한 정치적 의사를 관철하기 위해 수사권을 행사한다면 대통령의 헌법적 권한에 도전하는 행위로 비판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내에선 “문 대통령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윤 검찰총장에 대한 인사권 행사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일각에선 “검찰과 정면충돌을 의미하는 발언이 청와대에서 나오는 것이 불필요한 오해를 낳고 있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자유한국당은 “청와대가 노골적으로 수사 개입에 나섰다”고 반발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청와대가 이런 인식을 갖고 있다면 민란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정말 눈 뜨고 못 보겠다”고 비판했다.
검찰 측은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한 관계자는 “법원에서 발부된 영장을 바탕으로 검찰이 수사한 것이 전부”라며 “청와대가 사법부를 내란음모의 주범으로 만들어버린 경솔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조 후보자가 받는 의혹에 대해 속도감 있게 수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은 이날 해외로 출국해있던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이모 대표를 소환 조사했다. 또 웅동학원을 둘러싼 소송전 의혹 등과 관련해 웅동학원의 주모 전 감사와 이모 이사도 불러 조사했다.
◆靑·檢 갈등 격화… 검찰 내부 분위기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수사와 관련한 청와대·여권의 검찰 비판에 대해 검찰 안팎에서 “검찰을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해온 과거 정부와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검찰은 정치 공세와 상관없이 원칙대로 수사하겠다는 입장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와대·여당·국무총리실·법무부가 합동으로 조 후보자 관련 검찰 수사를 저격하고 나선 것에 대해 ‘명백한 수사 외압’이라는 여론이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다. 특히 이날 검찰 수사를 두고 “내란음모 사건을 수사하거나 전국 조직폭력배를 일제 소탕하듯이 한다”는 청와대 관계자 발언이 알려지자 검찰 내 분위기는 격앙되고 있다. 검찰은 전날에도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장관 후보자 부인의 표창장 위조 의혹 사건과 관련해 위조가 아니라는 취지의 언론 인터뷰를 한 바 있는데, 청와대의 수사 개입으로 비칠 우려가 있는 매우 부적절한 것”이라고 청와대와 정면 충돌했다.
한 검찰 간부는 “우리 회사(검찰)는 범죄 혐의가 발견되면 나오는 대로 수사하고 기소하는 곳”이라면서 “그렇게 원칙대로 하라고 이 정부가 우리한테 요구해왔던 것 아니냐”고 했다.
한 검사는 “이 사건은 이미 고소·고발만 10여건이어서 수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의 성패는 객관적 증거를 초기에 얼마나 많이 확보했느냐에 달린 건데, 그렇다면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전날 이낙연 국무총리가 “검찰이 정치를 하려 든다”며 수사 공정성 문제를 거론한 것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박상기 법무장관이 국회에서 “미리 보고했어야 했다”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수사계획을 법무부와 청와대에 사전 보고하는 관행이 사라졌는데, 검찰의 상급 기관인 법무부가 직접 나서 ‘지휘권’을 내세워가며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의 과거 잘못된 수사 관행부터 되돌아봐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다. 강모 대구지검 서부지청 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를 떠올리며 “‘논두렁 시계’ 사건처럼 증거 확보가 안 되면 가족을 압박하고 그것도 안 되면 수사 내용을 흘려가면서 심리적 압박을 준다. 검사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끄럽다”고 했다. 검찰은 칼을 빼든 이상 원칙대로 수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의 밀행성을 지키는 것이 기본 원칙인 것이고, 보안 유지는 수사의 성패와 직결된 부분”이라며 “사전에 수사 여부를 공유하고 보고하면 외적 변수가 작용할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검찰개혁 의지를 다시 드러냈다. 조 후보자는 “검찰이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는 상태에서 견제장치는 법원뿐이기 때문에 고위공직자수사처가 필요하다”며 “검찰 특수부 인력이 비대해 축소해야 한다는 점에도 동의한다”고 했다.
김달중·정필재·배민영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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