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린 국회 본관 406호는 시작 30분 전부터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조 후보자는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저와 제 가족의 일로 국민들께 큰 실망감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새로운 기회를 위해 도전하고 있는 젊은 세대들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조 후보자의 답변 태도는 지난 2일 국회 기습 기자간담회 때와 사뭇 달랐다. 자신감 넘치던 당시와 달리 선서에서 2019년을 1919년이라고 잘못 말하는 등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백팩 대신 서류가방을 들고 온 조 후보자는 표정도 굳어 있었다.

조 후보자는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제기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답변하려다 주 의원의 추가 질의로 답변 기회가 없어지자 답답한 듯 한숨을 내뱉는 장면도 포착됐다. 차분하게 답변하던 그는 동양대 총장과 전화통화 한 사실에 대해 야당의 추궁이 이어지자 “제가 (두 차례) 전화하지 않았다는 것은 동양대 총장이 이미 정정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국당 의원들의 공세가 변변치 못한 가운데 되레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지적이 조 후보자의 아픈 곳을 찔렀다. 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청년 세대가 분개한 지점을 명확히 집었다. 금 의원은 “후보자가 비판받는 건 ‘언행불일치’ 때문이다. 진심으로 변명 없이 사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조 후보자는 “충분히 이해하고 성찰하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금 의원에게 조 후보자 지지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조 후보자 가족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승계를 엮어서 의미 있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채 의원의 질문에 조 후보자는 “(이 부회장의 행위를) 배임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채 의원이 다시 기득권과 사회적 책임으로 이어가자 조 후보자는 “장학금은 환원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청문회를 마치고 난 뒤 딸 문제도 논의해서 결정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오전 질의에 ‘지방대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가 부랴부랴 취소했다. 김 의원은 “(동양대가 있는) 경북 영주는 시골이라 방학 때 아이들이 다 서울, 도시로 나간다고 한다”며 “영어를 잘하는 대학생이 없어 마침 (조 후보자의 아내) 정경심 교수가 ‘딸이 영어를 잘한다’고 하니 가서 봉사하라고 한 것”이라고 했다. 온라인에서 ‘지방대를 비하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자, 김 의원은 오후에 “동양대 학생들이 방학이어서 집에 가 영어 봉사활동 할 사람이 없었다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저녁에 속개된 뒤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오후에 출생장소, 신고일, 신고인 등이 나온 가족관계등록부를 내라고 요청했는데 지금 가져온 서류가 요청했던 게 아니다”며 “지난달 9일 발급 받은 엉뚱한 서류를 여기있는 것(이미 제출된 자료)을 그대로 복사했다”고 핏대를 세우며 종이를 북북 찢어날렸다. 같은당 김도읍 의원도 조 후보자의 딸이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제출한 (질병 휴학을 증명하는)진단서를 요청했는데 조 후보자가 딸 페이스북 캡처 사진을 제출한 것에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한국당 의원들의 질의가 맹탕에 그치자 당 홈페이지 게시판은 몸살을 앓았다. 기존에 제기된 의혹과 관련 공방만 반복되는 양상으로 흐르자 당 지도부를 비판하는 글이 쇄도했다.
최형창·곽은산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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