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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경쟁교육 탈피… 함께 배우는 ‘마을교육공동체’ 뜬다

입력 : 2019-09-05 03:00:00 수정 : 2019-09-04 21: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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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교육청, 학교·지역 연계 교육생태계 조성 박차/ 미추홀구 ‘온마을교육공동체’ 구축 등 / 市 10개 군·구중 7곳서 활발한 활동 / 학부모·교사 참가 학생 전인교육 도와 / 학부모회·학교운영委 네트워크 갖춰 / 마을 교육 활동가 키우고 교육장 마련 / 다양한 체험 통해 진로교육 활성화도

최근 교육계에서는 ‘마을교육공동체’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주입식 지식교육이나 입시 위주의 과도한 경쟁교육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함께 배우는 공동체적 가치를 지향하는 게 골자다. 특히 학교란 제도권의 울타리를 넘어 지역(마을)과의 연계를 통한 학생의 전인적인 발달을 핵심과제로 삼는다. 이런 흐름에 인천시교육청도 발맞추고 있다. 2015년 관내 미추홀구를 인천 최초의 교육혁신지구로 지정했고, 2017년 중구·계양구·부평구에 이어 올해 연수구·서구·남동구를 추가했다. 인천시 10개 군·구 가운데 7곳에서 혁신교육 정책과 프로그램들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는 ‘가고 싶은 학교, 살고 싶은 마을 만들기’를 비전으로 한다. 마을 내 자원을 발굴·관리하고, 원활한 진로체험이 진행될 수 있도록 이른바 ‘미추홀구 온마을교육공동체’를 구축했다. 학생·학부모·교사가 지역과 함께 만들어가는 책임단체로 요약된다. 사업에 참여한 미추홀구 학교의 아이들은 울타리 밖 교육에 익숙하다는 평이다. 일례로 독서강좌는 도서관으로 범위를 넓혀 사서가 교육기관을 찾아 책을 읽어주고, 아이들과 외부에서 만나 학습시간을 갖기도 한다.


◆미국, 캐나다, 영국 등 해외 우수사례는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마을교육공동체 일환인 ‘1일 유치원 보조교사 활동’에 나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인천시교육청 제공

 

국가마다 그 이름과 방법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커뮤니티 스쿨이나 센터, 학부모 연대 등 지역과 학교의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학교에서 이뤄질 수 없는 다양한 교육·사회적 서비스를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실천으로 불린다. 미국 커뮤니티 스쿨은 5000여개로 저마다 연합회를 구성하고 있다.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하는 복지적 측면이 대체로 강조된다. 학교는 학생의 가정과 지역사회까지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캐나다 커뮤니티 리소스센터는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소외된 어린이, 청소년 계층들에게 투입됐던 지역사회 단체, 지자체 봉사자들의 산발적인 활동을 모으기 위해 설립됐다. 예컨대 어르신들을 위한 정원관리, 요리실습, 체력 단련 등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영국은 서머힐(대안)학교에서 시작한 학생 중심의 민주적 교육공동체 실천이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외형적 확대된 경우다. 또 학생들이 사회로 나가기 위한 준비 시 학업에 부담 가지 않는 선에서 진로 탐색을 돕기도 한다.

독일은 1919년부터 시민교육기관이 마련한 성인·학부모 교육으로 공동체를 구축하도록 시민적 역할 및 실천이 발달했다. 교육과 관련해 기회·과정·결과의 평등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다. 만일의 문제가 발생하면 교사·학생 협의회, 학교장, 학부모 모두가 참여해 해결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

◆인천교육청 마을교육지원단 신설해 본격 추진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토요가족체험학습’에 참여한 가족들이 현장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인천시교육청 제공

 

인천시교육청은 지난해 7월 현 도성훈 교육감이 취임하면서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삶의 힘이 자라는 교육 실현’을 목표로 전담부서 인천마을교육지원단을 신설했다. 마을교육공동체는 학교·마을이 협력해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을 돕는 게 취지다. 마을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공동체적 관계와 이에 기반을 둔 교육주민자치 실현이 목적이다.

주요 사업 가운데 민·관·학 거버넌스(협치) 강화가 대표적이다. 기존 관 중심의 행정에서 벗어나 교사, 학생, 학부모 및 주권자인 시민의 참여에 기반을 둬 교육정책이 입안되고 집행·평가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민(民)의 참여에 기반을 두는 것이다. 정주성을 가진 주민들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활동이 보장되는 조례 제정 등 안정적인 경로가 필요하다.

인천지역 6개 기초자치단체 관계자들이 교육혁신지구로 활동하는 협약을 체결하며 손을 맞잡고 있다.

또 학생들의 직업 탄력성 체득을 위한 마을연계 진로교육 활성화를 비롯해 마을교육 활동가 육성, 유휴공간의 마을교육장 창출 등에 앞장선다. 이 과정에서 교육 당국은 지속적으로 실천 활동을 추적·연구하고, 이론적 연구 및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을 벌인다. 이를 위해 세미나, 포럼, 참여관찰 등을 진행한다. 동시에 교직원과 시민을 대상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마케팅도 전개한다.

◆교육혁신 학부모가 스스로 기획하고 실천

교육의 주체로 학부모의 원활한 참여는 필수적이다. 우선적으로 학부모회, 학교운영위원회의 유기적 네트워크를 갖추도록 한다. 여기서 자발적인 학부모 활동과 미래 자녀교육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는 소통의 장이 준비된다. 학부모 역량을 높이는 중점사업으로는 다양한 놀이 주제를 갖고 학교로 찾아가는 ‘학부모 놀이교육지원단’, 식생활 개선 및 전통 음식 확산 차원의 ‘학부모·자녀 장 담그기’ 등이 있다.

 

도성훈 인천시 교육감(왼쪽 두 번째)이 ‘마술사(마을을 술렁이는 사건을 만들자)’ 프로그램에 참여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인천시교육청 제공
‘마을과 학교 그리고 교육’을 주제로 열린 인천시 미추홀구 온마을교육공동체 컨퍼런스에서 참가자들이 열띤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주관의 응급처치 심폐소생술 교육을 이수한 학부모가 주축이 된 안전서포터즈는 현장체험학습 때 교사를 지원하고, 학부모 모니터단은 각종 현안과 정책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한다. 더불어 학부모의 자녀 양육에 대한 고충과 가족관계 개선 제고를 위한 전문가 집단상담이 이뤄진다. 일련의 과정들은 학부모들이 혁신교육 및 마을공동체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자는 데 있다. 이외 학생과 주민들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로 평가되는 마을교육의 지원도 동반된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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