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컬럼비아 에지워터 컨트리클럽(파72·6476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총상금 130만 달러) 최종 4라운드 재미교포 노예림(18)은 15번홀까지 2타차 단독선두를 달려 LPGA 투어 역대 3번째로 월요예선 통과자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노예림은 16번홀(파3)에서 통한의 보기를 범했고 1타차로 추격하던 해나 그린(23·호주)이 17번홀(파4)에서 버디를 떨구면서 그만 공동선두를 허용하고 말았다.
마지막 18번홀(파4). 노예림의 티 샷은 페어웨이 벙커에 빠졌고 벙커 샷은 그린 뒤로 넘어가 관중석 앞에 떨어졌다. 무벌타 드롭으로 공을 옮겨 칩샷을 했지만 홀컵과 거리가 멀었고 결국 보기를 적어냈다. 반면 그린은 파 세이브에 성공하면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거뒀다.

지난 6월 메이저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그린은 시즌 2승째를 올렸다. 노예림은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기록,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아쉬운 1타차 준우승에 만족해야했다.
LPGA 투어에서 월요예선을 거친 출전자가 우승한 것은 2009년 스테이트 팜 클래식의 로럴 킨(미국), 2015년 포틀랜드 클래식의 브룩 핸더슨(캐나다) 뿐이다. 노예림은 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나서는 돌풍을 일으켜 역대 세번째 월요예선 통과자 우승 기록을 세우는 듯 했지만 뒷심이 다소 부족했다. 비록 우승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노예림은 프로에서 얼마든지 경쟁력이 있음을 입증했다.
노예림은 지난해 여자 주니어 PGA 챔피언십, US 여자 주니어 챔피언십, 캐나다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 등 아마추어 대회에서 네 차례나 우승해 미국주니어골프협회 올해의 여자 선수로도 뽑힌 유망주다. 7월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에서도 월요 예선을 거쳐 출전, 공동 6위에 올라 돌풍을 예고했다. 노예림은 올해 프로로 전향했지만 아직 정식 LPGA 투어 회원이 아니어서 월요 예선을 거쳐 LPGA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신인왕이 유력한 ‘핫식스’ 이정은(23·대방건설)과 2009년 이 대회 우승자 허미정(30·대방건설), 시즌 2승을 기록한 김세영(26·미래에셋)은 나란히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공동 9위를 차지했다. 시즌 5승을 노리던 세계랭킹 1위 고진영(24·하이트진로)과 2위 박성현(26·솔레어리조트앤카지노), 양희영(30·우리금융그룹)은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20위에 머물렀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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