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자바섬 자카르타인 현 수도를 보르네오섬의 동(東) 칼리만탄으로 옮기기로 공식 결정했다.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6일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수도의 가장 이상적인 위치는 동칼리만탄의 북프나잠 파세르(Penajam Paser Utara)군과 쿠타이 카르타느가라(Kutai Kartanegara)군 일부”라고 발표했다. 보르네오섬은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섬으로,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 3개 국가의 영토로 나뉘어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동칼리만탄은 홍수, 쓰나미와 지진, 산불, 화산 등 재난 위험이 적고, 지리적으로 인도네시아의 중앙에 있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수도를 이전하면 해당 지역의 산업화가 뒤따를 것”이라며 “자카르타는 세계적인 비즈니스와 금융 도시로 계속 개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인구의 57%가 자바섬에 몰려 있고 경제력 편중 현상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수도 이전을 추진했다. 자카르타는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과 고층 건물 급증 등의 영향으로 매년 평균 7.5㎝씩 지반이 내려앉는 바람에 도시 면적의 40%가 해수면보다 낮아진 상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칼리만탄은 행정수도로, 자카르타는 경제와 산업 중심지로 역할을 분산하기로 했다. 신행정수도 건설 1단계에서는 인구 150만명을 수용한다는 계획이며, 여기에는 공무원 20만명과 경찰 및 군 병력 2만5000여명이 포함된다.
신행정수도 건설 비용은 대략 330억달러(약 40조원)로 추산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건설 비용 가운데 대부분을 ‘민관협력 형태’로 조달한다는 방침이라 재원 마련이 신행정수도 계획 실행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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