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서관의 분관 격인 시립도서관 5곳이 서울에 새로 들어선다. 2025년까지 서울 강서·관악·도봉·송파·서대문구에 건립돼 서울 주요 도서관에서 소외됐던 지역에서도 편하게 책을 빌리고 문화·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13일 이런 내용을 담은 5개 권역별 시립도서관 건립계획을 발표했다.
시는 2025년까지 5개 시립도서관 건립에 약 3100억원, 구립도서관 건립 지원에 1252억원 등 4752억원을 투입해 책 읽기 좋은 서울을 만들 계획이다. 5개 시립도서관은 연면적 9000㎡, 지상 3∼4층 이상 규모의 중대형으로 짓는다. 각 도서관은 과학·미디어 등에 특화해 운영한다.

서남권에서는 강서·관악, 동북권은 도봉, 동남권은 송파, 서북권에서는 서대문구가 대상지로 선정됐다. 자치구 희망 대상지 17곳과 서울도서관이 자체 발굴한 8곳 등 총 25곳을 심사해 대상지를 결정했다. 최우선 기준은 지역균형발전이었다. 서남권의 경우 넓다 보니 2개 관을 건립하기로 했다.
우선 서남권 강서구 부지(내발산동 743)에는 체험과 교육 중심의 ‘과학·환경 도서관’을 조성한다. 서울식물원과 다수의 공원이 있는 지역 특성을 살렸다. 생태·환경·과학 분야 책을 주로 소장하고 4차 산업기술 체험공간과 실험실 등을 갖춘다. 과학·환경 연구자를 지원하고 청소년들이 인공지능(AI)·로봇을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마련한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 소유의 나대지에 지어 사전절차를 이행하는 대로 바로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해외의 경우 체코국립도서관이 과학 분야에 특화돼 있다.
서남권의 다른 축인 관악구 신림동 금천경찰서 부지(신림동 544)에는 창업·비즈니스 도서관을 만들어 청년 취업 상담과 직업 정보를 제공한다. 뉴욕 비즈니스 도서관이 비슷한 유형이다.
서북권은 디지털미디어 관련 기업과 방송사가 모인 특성을 살렸다.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부지(북가좌동 479)에 창작 공간을 갖춘 디지털·미디어 도서관을 짓는다. 이곳은 멀티미디어와 전자 자료를 중심으로 소장하고 미디어 콘텐츠 제작을 지원한다. 해외사례로는 오디 헬싱키 중앙도서관이 있다.
대학이 밀집한 동북권에는 도봉구 방학동 방학역 인근(방학동 713-13)에 평생학습 중심의 인문·사회과학 도서관을 선보인다. 뉴욕 공공도서관이 비슷한 형태다. 동남권에는 송파구 위례택지지구(장지동 893)에 공연·예술도서관을 세운다. 시민예술가 활동공간을 조성하고, 한류 디지털 아카이브 등을 제공한다. 싱가포르 에스플란다 도서관이 예술에 특화돼 있다.
대동맥에 해당하는 시립도서관과 함께 실핏줄에 해당하는 구립도서관도 강화한다. 2025년까지 1252억원을 투입해 구립도서관 66곳과 작은도서관 195곳을 추가로 세운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서울지역 도서관은 현재 총 1178곳에서 1444곳으로 늘어난다. 공공도서관 1곳당 서비스 인구는 5만6000명에서 4만명 수준으로 줄어든다. 도시 위상에 비해 부족한 도서관 인프라를 늘리고 시민 누구나 집에서 걸어서 10분 이내에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서울시의 목표다. 공공도서관 1곳당 서비스 인구는 영국이 1만5465명, 미국이 3만5622명, 일본이 3만8807명이다.
시는 도서관을 짓는 것과 동시에 기존 도서관 운영도 개선한다. 낡은 도서관 70곳에 35억원을 투입해 시민친화형 특화공간으로 만든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언제나 서울’ 하나로 서울 모든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시작한다. 지난해 기준 시민 1인당 1.43권인 장서 수는 2025년 이후 선진국 수준인 1인당 2.4권으로 늘린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