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호주에 부는 비건 열풍에 '김치주스' 인기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19-08-10 07:00:00 수정 : 2019-08-09 17:12:25

인쇄 메일 url 공유 - +

베지 바의 김치 메뉴.

세계적인 육류 생산·소비국 호주에 비거니즘(완벽한 채식주의) 열풍이 불면서 김치주스 등 한국 식품도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코트라(KOTRA) 해외시장뉴스에 따르면 호주 비건식품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1억9980만 오스트레일리아 달러(약 1647억원)로 지난 3년간 30%의 성장률을 보였으며, 2020년에는 2억1500만 오스트레일리아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구글에서 ‘비건’(vegan)에 대한 검색을 가장 많이 한 국가는 호주이며, 아랍에미리트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비건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코트라 호주 멜버른무역관은 설명했다.

 

로이 모건(Roy Morgan) 리서치에 따르면 호주 전체 인구의 12%에 해당하는 250만명이 채식주의자이며, 이 가운데 비건 인구는 40만명으로 추산된다. 호주는 세계 최대 규모의 축산국가지만 소비자들의 육류 섭취량은 감소한 반면 비건 식품의 수요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식품업계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글로벌 대체고기 생산업체인 미국의 비욘드 미트(Beyond Meat)에서도 호주 비건시장을 주목하고 지난해 12월 주요 슈퍼마켓 체인에 입점했다.

 

호주에서는 아이스크림, 요거트, 커피에서도 비건 열풍이 불고 있다. 호주의 대표적인 아이스크림 브랜드 매그넘(Magnum) 등은 우유를 넣지 않은 비건, 고단백, 저칼로리, 글루틴 프리 아이스크림을 출시했다. 해당 아이스크림은 완두콩 단백질, 두유, 코코넛 밀크 등을 넣어 만들었으며 현지 대형 슈퍼마켓 매장에서 손쉽게 살 수 있다. 우유 대신 아몬드 밀크, 코코넛 밀크, 두유로 만든 비건 요거트 등도 판매되고 있으며, 현지 카페에서 우유 대체품으로 소이라떼, 소이카푸치노 등을 주문하는 고객도 늘어나고 있다.

 

멜버른에서 가장 인기 있는 비건 레스토랑 중 하나인 베지 바(Vegie Bar)는 약 20년간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자매 식당인 트랜스포머(Transformer) 등에서도 다양한 비건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베지 바에서는 튀긴 두부와 김치를 빵에 넣은 한국식 메뉴를, 트랜스포머에서는 김치 주스를 드링크로 판매하고 있다.

 

코트라 멜버른 무역관은 호주에서는 소비자들이 식품을 선택할 때 건강을 우선순위에 두는 문화가 견고히 자리를 잡았으며, 비건 시장을 키운 원동력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특히 육가공식품이 건강에 끼치는 영향, 유제품과 포화지방의 축적에 대한 연구결과가 발표되며 대체식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 

 

비건은 육류, 가금류, 생선, 달걀, 유제품을 모두 제외하는 완벽한 채식주의를 추구한다. 최근 호주연방과학산업기구(CSIRO)와 애들레이드 대학의 설문조사에서는 호주인 6명 중 1명이 우유 알레르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건강을 위해 유제품을 완전히 끊었다고 답했다.

김치주스.

호주 현지 식품 산업에서 김치의 인지도가 상승하면서 세계적인 발효식품이자 건강식으로 알려진 김치를 주스로 만들어 판매하는 호주 제조사가 등장했다. 브리즈번에 있는 업체 키호스키친(Kehoe’s Kitchen)은 2012년 설립된 발효식품 제조사로 호주유기농인증기관(ACO)의 유기농 인증을 받은 호주산 백김치로 호주 식품 대상에서 금메달을 땄다. 유기농 김치주스와 백김치주스는 현지 비건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음료로 판매되고 있으며 주요 슈퍼마켓과 유기농, 건강식품 매장에도 입점했고, 해외로도 수출된다. 배추, 양파, 소금, 생강, 마늘 등 모든 재료는 100% 호주산으로 250㎖ 김치주스의 소비자가격은 7.80 오스트레일리아 달러(약 6400원)다.

 

호주 비건 시장에 진출한 한국 브랜드도 있다. 콩으로 만든 불고기, 치킨너겟, 햄 등 간편식품을 제조하는 한국의 비건푸드 사는 호주 교민기업을 통해 ‘베지 월드’(Vege World)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호주 시장에 진출했다. 

 

코트라 멜버른 무역관은 “호주 비건 시장에서 아직 강자가 없어 해외 유망기업의 진입 기회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치, 비빔밥으로 대표되는 한국 음식은 호주에서도 건강식으로 알려져 있으며 비건 메뉴로도 인기가 있다”며 “최근 현지에서 김치를 제조하던 호주 바이어가 한국기업에 대량생산을 위한 OEM을 의뢰할 정도로 김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관련 국내업체에서는 호주 비건 시장에 지속해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으며 채식주의자를 타깃으로 한 대체식품 출시와 신제품 개발을 통해 호주 시장 선점을 시도해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강한나 '깜찍한 볼하트'
  • 강한나 '깜찍한 볼하트'
  • 지수 '시크한 매력'
  • 에스파 닝닝 '완벽한 비율'
  • 블링원 클로이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