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넣고 뺄 수 있는 리츠 투자
최근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안정적으로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리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리츠는 증시 변화에 따른 수익과 달리 임대료 수익을 기반으로 주기적으로 배당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일반 주식보다 안정성이 더 높은 장점이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상가·빌딩 등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과 지분에 투자하는 간접투자상품이다. 결산 때마다 임대료나 매각 등을 통해 얻은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투자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부동산 투자는 소수의 고액 자산가들의 전유물이었으나 리츠는 소액으로도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게다가 리츠는 흔히 알려진 부동산펀드와 다른 매력이 있다. 대표적으로 리츠 투자자는 언제든지 투자금을 넣고 뺄 수 있다. 부동산 펀드는 3~5년의 만기의 폐쇄형 상품이고, 환매를 하면 높은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상장된 리츠는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다.
국내 리츠 시장은 2001년 처음 도입된 이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용되는 리츠 상품은 지난 5년 사이 125개에서 228개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리츠의 총 자산 규모도 18조원에서 44조원으로 두 배 이상 커졌다.
송유림 한화투자 연구원은 “금리 인하에 무게가 실리면서 리츠의 높은 배당수익률이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무역분쟁 등 주식시장에서 대외변수가 크게 작용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주가와 배당수익에 대한 수요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도 “완만한 경기 둔화와 시장금리 하락장에서 수혜를 볼 수 있는 상업용 부동산 등에 대한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 ‘대어급’ 리츠 상장 예정
올해 하반기에도 3건의 리츠 상장이 예정돼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공모 리츠 3건의 상장이 예정돼 있다. 3건의 리츠 중 2건이 1조원이 넘는 ‘대어급’이다
NH리츠자산운용은 오는 10월 1180억원 규모로 재간접형 공모리츠를 상장할 예정이다. 재간접형 리츠는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리츠 활성화 방안으로 마련된 상품으로 이번이 첫번째 상품이다.
이 상품은 서울스퀘어, 삼성물산 서초사옥, 강남N타워, 잠실 삼성SDS타워에 투자할 계획이다. NH리츠자산운용은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토대로 연 5∼6% 수익률을 올린다는 목표다.
이지스자산운용도 오는 11월 임대주택 리츠를 상장한다. 규모는 약 1조원이다. 인천과 부산에 있는 임대아파트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이다.
롯데그룹이리츠자산관리회사 역시 롯데AMC를 설립해 롯데쇼핑이 대주주로 참여하는 롯데리츠를 오는 10월 상장한다. 자산 규모는 1조6000억원으로 하반기 리츠 중 가장 크다. 롯데리츠는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중심으로 아울렛 등을 편입해 7% 수준의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깨비 방망이’는 아니다”
다만 리츠는 향후 배당계획이 어느 정도 정해진 상품인 만큼 큰 폭의 주가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 일례로 이리츠코크렙과 신한알파리츠는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을 각각 7.6%, 5.8%로 제시하는 등 향후 몇 년간의 예상 배당수익을 제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리츠에 투자할 때 주가수익률보다 안정성에 가치를 두고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츠는 향후 배당이 정해진 상품이기 때문에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의 적정가치를 따졌을 때 주가가 오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 임대 및 매각 수익이 줄어들고, 시장 금리가 오르면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 일례로 올해 상반기 홈플러스가 1조원대 리츠를 상장시키려고 하다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이유로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해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투자 대상에 따라 기대 수익과 위험성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투자 리츠 상품이 어떤 부동산을 기초로 하는 지와 장래성 등을 꼼꼼하게 분석해야 한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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