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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동굴 속으로 더위 사냥 떠나자∼

입력 : 2019-08-03 13:50:08 수정 : 2019-08-03 13: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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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만 지나도 몸이 으실으실해진다. 바깥 온도와는 최소한 섭씨 10도 이상 차이 나는 듯하다. 그러니 얇은 겉옷은 필수다. 한여름 삼복더위 피서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 여기보다 나은 데가 있을까. 휴가라고 땡볕에 무리하게 돌아다니면 몸도 지치고 불쾌지수도 덩달아 오른다. 그러니 올 여름휴가는 동굴에서 보내자. 한국관광공사는 8월 휴가철에 가볼 만한 동굴 6곳을 추천했다.

 

#1 역사공부는 '덤' 순창 향가터널

 

터널에 들어서자 싸늘한 냉기가 피부를 시리게 한다. 전북 순창군 풍산면 대가리에 있는 순창 향가터널은 일제강점기말 순창과 남원, 담양 지역의 쌀을 수탈하기 위해 일본군이 만들었다. 길이는 384m에 달한다. 광복 후엔 마을을 오가는 터널로 사용되다가 2013년 섬진강종주자전거길을 조성하며 내부를 정비했다. 터널 벽에는 일제강점기에 힘겹게 돌을 짊어지고 가는 농민의 모습 등 당시의 공사 현장과 미곡 수탈 과정을 재현해 놓았다.

일본의 보복 무역조치로 일본상품 불매운동이 불같이 번지는 요즘 이곳을 찾은 자녀들에게 일본 만행의 또 다른 모습을 알려줄 수 있다. 인근에는 강천산 맨발산책로(2.25km)가 반긴다. 울창한 숲길을 맨발로 걷다 보면 시원함이 발바닥에서 온몸으로 퍼진다. 순창에 가면 꼭 사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고추장이 떠오른다.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에는 가문의 비법대로 장을 담그는 판매장이 들어섰다.

 

#2 '비밀의정원' 단양 수양개빛터널


충북 단양군 적성면 수양개유적로에 있는 수양개빛터널은 빛터널과 비밀의정원에 있는데 빛터널 역시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곳이다. 1984년까지 철도터널로 운행하다 방치된 200m 구간 빛터널을 조성했는데 거울 벽으로 각 구간을 나누고, 꽃 타래와 은하수 모양 LED 전구, 레이저와 음향효과 등으로 변화를 줘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비밀의정원은 지난해 LED 장미를 LED 튤립으로 교체하면서 새롭게 단장했다. 알록달록한 LED 튤립 사이를 산책하며 일루미네이션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다. 돌아가는 길에는 핑크빛 은하수 터널이 낭만적인 포토존이 된다. 수양개빛터널은 매표 뒤 구석기시대 유물과 생활상을 전시하는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을 거쳐 입장한다. 지척에 있는 이끼터널은 길 좌우 축대 벽의 이끼와 하늘을 덮은 나무가 초록 터널을 만들기에 여름이 여행하기 가장 좋다. 약 2km 떨어진 만천하스카이워크는 만학천봉 정상에서 공중으로 뻗은 스카이워크 3곳이 아찔한 스릴을 선물한다.

 

#3 술이 익어가는 무주 머루와인동굴


우리나라도 와인 생산국이다. 야생 포도인 머루와 오미자, 오디 등을 이용해 특별한 와인을 만든다. 무주 농가는 국내 머루 생산량의 약 60%를 재배하고, 머루 농가와 머루와인 업체가 협력해 맛깔스러운 와인을 빚는다. 전북 무주군 적상면 산성로 적상산 중턱(450m)에는 무주 머루와인동굴이 자리 잡고 있다. 더위도 피하고 머루와인도 맛볼 수 있어 여름철 여행지로 제격이다.

머루와인과 사과와인 6종을 무료로 시음하는데, 조금씩 다른 맛이 오묘하다. 동굴에 오래 있어 몸이 으슬으슬해질 때 머루와인 족욕을 하면 몸이 따뜻해지고 피로도 풀린다. 적상산의 명소인 적상산전망대, 안렴대, 안국사 등도 둘러보자. 무주양수발전소의 발전설비에 만든 적상산전망대는 새로 개발됐고 적상호 8부 능선에 자리한 안렴대는 예전부터 유명한 조망 포인트다.

 

#4 2억5000만년의 울진 성류굴


경북 울진은 삼림욕, 해수욕, 온천욕을 사계절 즐길 수 있는 ‘삼욕(三浴)의 고장’이라 불린다. 하지만 태양이 이글거리는 8월엔 이런 삼욕 말고도 시원한 ‘동굴욕’이 추가된다. 경북 울진군 근남면 성류굴로의 왕피천이 휘감고 흐르는 선유산에는 2억5000만년 세월을 품은 울진 성류굴(천연기념물 155호)이 있다.

오랜 역사와 과학이 담긴 동굴로 선조들이 이곳을 찾아 문학과 예술을 즐긴 흔적이 많다. 최근 성류굴에서는 1500여년 전 신라의 전성기를 이끈 진흥왕이 다녀갔다는 국보급 명문이 발견돼 큰 관심을 끌었다.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시원함에 전해오는 이야기가 다양해 피서지로도 손색이 없다. 울진 읍내를 중심으로 북쪽에 삼욕을 누리기 좋은 곳이 있다. 죽변항 뒤쪽에는 ‘폭풍 속으로’ 드라마세트장이 있고 바로 아래 하트해변에 자리 잡아 해수욕을 할 수 있다.

 

#5 아파트 옆 동해 전곡황금박쥐동굴


강원 동해시 동굴로의 동해 천곡황금박쥐동굴은 석회동굴 옆으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을 정도로 국내에서 유일한 도심 속 천연 동굴이다. 1991년 아파트 공사를 하던 중 처음 발견됐는데 총길이 1510m 중 810m가 관람 구간으로 개방됐다. 이곳에는 황금박쥐(붉은박쥐)가 서식하는데 멸종 위기종 1급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희귀 야생동물이다.

천장에서 물이 똑똑 떨어질 정도로 석회암이 용식 중인 현재진행형 동굴이다. 바닥에 솟은 석순과 천장에 매달린 대형 종유석, 석순과 종유석이 연결된 석주 등이 끊임없이 나타나며 흥미진진한 동굴 탐방을 이끈다. 천장에 굴곡을 형성한 용식구는 국내 동굴 중 최대 규모다. 동굴 뒤쪽에는 동굴 형성의 비밀을 간직한 돌리네탐방로가 조성됐다. 동해 여행 때는 옛 묵호항의 사연을 벽화 골목에 담아낸 논골담길, 새로운 서핑 포인트로 사랑받는 대진해변, 무릉계곡의 절경을 간직한 무릉반석과 쌍폭포 등을 함께 둘러보면 좋다.

 

#6 '빛의 파노라마' 밀양 트윈터널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삼랑진로에 가면 밀양 트윈터널을 만난다. 여름이 절정에 다다른 8월 신비로운 빛의 세계를 즐기며 무더위를 피하는 이색 명소다. 특별한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많아 가족이나 커플 여행지로 인기다. 터널은 한여름에도 서늘하다. 터널에 발을 들인 순간, 더위가 사라지고 아름다운 빛의 파노라마에 빠진다.

오색으로 불 밝힌 전구들이 밤하늘을 수놓은 별처럼 반짝반짝 빛나는데 방문객들은 모두 탄성을 지르며 빛의 황홀경에 빠져든다. 터널 맞은편 체험장에서는 아이들과 토르티야피자도 만들고, 카트를 타고 달리며 남은 더위를 날릴 수 있다. 트윈터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만어사는 오랜 세월 품어온 전설과 소원을 들어준다는 신비한 돌이 유명하다. 크고 작은 돌이 골짜기로 쏟아져 내린 듯한 풍광도 인상적이다. 참샘허브나라도 가족과 함께 가볼 만한 명소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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